이스트 아시아 포럼 "미국의 다자주의 후퇴가 코로나19 대응 약화 시켜"

중국망  |   송고시간:2020-08-31 14:1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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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8월 26일 호주국립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이 발간하는 '이스트 아시아 포럼'(The East Asia Forum) 기고문을 정리한 내용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단계 동안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전례 없는 충격에 빠진 세계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했으며 그들의 기여를 알리기 위해 재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이 요란한 주장은 다자주의를 지지하는 미국이 이 생각에 흥미를 잃었기 때문에 다자기구들이 움직일 여지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감춰 버렸다.


세계은행을 예로 들어보자. 개도국들의 위기 대처를 돕기 위해 1,600억 달러를 빌려주겠다는 것이 널리 알려진 세계은행의 약속사항이지만 그중 추가 대출은 단 한 푼도 없고 그 돈은 어쨌든 세계은행이 지불해야 할 몫으로 남았다.


물론 세계은행은 일부 항목에 대한 지불을 서두르고 있고 빈곤 국가에 대한 채무 상환도 일시적으로 유예해 주고 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위기의 규모를 감안하면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세계은행의 자본이 대출금의 22%로 감소했고 신중한 이유 때문에 20%를 밑돌 수 없다는 점이다. 출구전략 중 하나는 은행이 더 많은 자본을 확보하는 것인데 트럼프 정부가 과거에 이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요즘 미국정부가 이런 요청을 우호적으로 대하는 모습은 상상하기는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미래는 세계주의자들의 것이 아니라 애국자들의 것”이라고 밝힌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IMF와 세계은행은 태생적으로 세계주의자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금전적 가치’ 계산 기준에서 이들 다자기구의 정책 조치를 실패로 규정한 것이다. 

 

그는 이 기구들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너무 작아서 미국이 이 기구의 운영과 유지를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입증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국이 IMF의 글로벌 위기관리 역할을 제한해온 과정에서 이러한 사고방식이 분명히 드러났다.


2차 세계대전 후 우리에게 익숙한 다자주의는 미국의 힘에 의해 지탱해 온 일련의 제도일 뿐이다. IMF와 세계은행을 포함한 국제기구들이 미국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한 다자주의는 미국에 유용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결정은 바로 워싱턴이 더 이상 위와 같은 조건이 충족될 수 없다고 믿는다는 가장 엄연한 증거다. 마찬가지로 눈에 덜 띄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미국이 IMF와 세계은행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고통을 완화하는 데 역할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도록 제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2차 대전 후 다자주의가 의존해온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