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 황 부에이(Jennifer Huang Bouey) 박사는 2002년 3월 사스 유행시기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후반 중미과학협력 10년을 ‘황금시대’로 보았다.
역학전문가와 미국 군사안보 싱크탱크인 랜드(Rand)연구소 정책연구원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전문가가 중국 CDC 사무실에 앉아 마치 동료인 양 한 사무실에서 다른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감염병에 대해 논의했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그녀는 “이런 과학자들 사이의 높은 신임은 현상 조사나 치료법 및 백신개발 논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대책 마련에 큰 도움을 준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중미 간 감염병 분야 협력의 황금시대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일침했다.
중미 양국은 효과적인 과학협력을 통해 코로나 확산세를 늦출 수 있다. 코로나 유행 초기, 미국의 첫 반응은 중국에 체류 중이던 의료보건전문가를 귀국시킨 것이다. 이는 미국의 코로나 관련 최신정보 취득을 방해했을 뿐만 아니라 연락 두절로 인해 개인방호장비 공급까지 끊겼으며 이로 인해 방호장비 공급부족을 초래했다. 지난 3월, 미국 시애틀에 코로나 1차 유행이 시작되고 뉴욕과 LA, 기타 도시로 전파되었다.
며칠 만에 대유행의 진원지가 뉴욕으로 옮겨 갔고 현지 병원의 집중치료실(ICU)은 순식간에 환자들로 꽉 찼으며 코로나19 하루 사망자 수가 천명 대로 급증했다. 의료진은 방호장비 부족 상황에서 어렵게 환자를 돌보게 되었다. 3월 하순, 뉴욕 거리에는 냉동트럭들이 영안실을 찾지 못한 사망자 시체의 임시보관소 역할을 했다.
미국 보건과 공공서비스 글로벌문제 사무처장 보좌관인 짐 콜커는 트럼프 정부와 그 우방국이 코로나가 곧 잡힐 것이라고 오판했을 때 “과학자들은 조용히 있으라는 요구를 받았고 정객들은 정확하지도, 효과적이지도 않은 방식으로 관련 정보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 대선 수 개월 전 공화당의원들은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 수칙을 어긴 반면 트럼프의 도전자인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후보자를 비롯한 다수 민주당 의원들은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 안소니 파우치 박사의 조언을 따랐다.“
미국 국무원과 상무부 전 외교사무관료인 제임스 루이스(James Lewis)는 “과학지식의 부족이 미국의 잘못된 코로나 19 정책을 추진시킨 건 아니다. 그것은 단지 정치적 결정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행사에 참석한 기타 십수명의 관료들이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지만 우파언론 평론가는 코로나바이러스를 계속해서 부인했다. 캘리포니아의 Plum Healthcare Group 간호총괄 담당자 케이트 자이거(Kate Zaiger)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정치화로 인해 미국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자이거는 “병원 ICU 침상이 90%나 찼고 환자들은 ‘대체 무슨 일이냐? 난 코로나에 걸린 게 아니다. 분명 다른 거다. 왜냐하면 코로나는 거짓이기 때문이다’고 반응했다. 그들이 그렇게 말하는 건 코로나가 이미 정치화되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가용한 공공보건자원을 모두 제공했지만 코로나 19 누적 사망자가 301,000명에 달했고 몇 가지 중요한 지표에서 코로나 상황이 가장 심각한 국가가 되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황 부에이와 곧 출범할 바이든 정부는 긴 터널의 끝에서 한 줄기 빛을 보았다. 그녀는 “미국 CDC와 중국 CDC가 더 많은 협력을 펼치길 바란다. 상황이 더욱 복잡해지더라도 적어도 일부 분야에서 우리는 어떻게 상호신뢰 관계를 회복할 것인가를 반드시 되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