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이중잣대'

중국망  |   송고시간:2020-12-31 14:37: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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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가 출현한 후, 세계보건기구(WHO)는 영국을 발원지로 지목했다. 많은 주류 매체도 관련 발표를 인용했다. 하지만 이는 유럽의회 의원을 지낸 영국 우익 정당 영국독립당(UKIP) 당원 로저 헬머(Roger Helmer)를 좌불안석하게 만들었다.


12월28일 트위터에서 그는 더 이상 변종 바이러스를 “영국에서 발원했다”고 말하지 말고 단지 “영국에서 발견됐다”로 말해줄 것을 외국에 요청했다. 하지만 많은 네티즌들이 댓글에서 헬머가 예전에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모독한 댓글을 찾아내 그가 ‘매우 표준적인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 트위터는 판세가 완전히 뒤집혔다.


28일 트윗에서 헬머는 변종 바이러스를 “영국에서 발원했다”고 하지 말라고 했지만 지난 4월 작성한 글에서 그는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발원했으니 중국 바이러스”라고 주장한 사실이 드러났다.


헬머는 28일 “우리는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가 영국에서 발원했다고 부르는 것을 중지해야 하지 않는가? 바이러스는 단지 영국에서 발견됐을 뿐이다. 이는 영국에서 발원했다는 것과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고 트위터에 올렸다.


영국독립당 당원인 헬머는 보수적인 정치적 입장을 고수하며 영국의 국가 의료서비스시스템(NHS)를 비난하고 유럽연합(EU)의 기후 정책에 반대해왔다. 지난 1년간 그는 수차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모독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련 영상을 전재하기도 했다.


많은 네티즌들이 그의 이 트위터에서 헬머가 과거에 발표한 주장을 찾아냈다.


올 3월17일 헬머는 트위터에서 “명백하게 불합리한 상황에서 인종주의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이 말은 의미를 잃게 될 것이다. ‘중국 바이러스’는 ‘스페인 독감’과 마찬가지로 인종주의가 아니다. 이는 마치 인도 옥수수나 프랑스 치즈, 혹은 칠레 와인과 같다. 이는 단지 원산국을 가리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4월에 그는 트럼프가 ‘중국 바이러스’라고 밝힌 트위터를 전재하고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발원했으니 중국 바이러스”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6월24일, 헬머는 트위터에 트럼프가 집회에서 ‘쿵 플루(kung flu)’라고 외치는 동영상을 전재하고 “중국 야채, 인도 야채, 한국 김치나 독일 사워크라우트라고 말하는 것이 인종차별인가? 그렇다면 왜 ‘중국 바이러스’는 인종차별이라고 하는가?”라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이에 많은 네티즌들이 그의 트위터에 조소 섞인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한 네티즌은 헬머가 ‘중국에서 발원했으니 중국 바이러스’라고 주장한 댓글을 찾아내 “이것이 당신?”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 댓글은 모든 댓글 중 가장 많은 2천588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다른 한 네티즌은 그 댓글에 이어 “‘스페인 독감’이라고 부른 것에 대해 당신만 스페인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적었다. 헬머는 ‘스페인 독감’에 빗대어 ‘중국 바이러스’라고 주장하는 궤변을 늘어놓은 적이 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중국과 영국을 비교하며 “과학자들은 코로나19가 박쥐에게서 발원해 변이된 후 인간으로 옮겨왔고, 중국인이 이 새로운 바이러스를 발견한 후 즉각 행동을 취했다는 데 동의했다. 코로나19가 영국인 사이에서 무제한적으로 전파되어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VUI/202012/01)를 초래했는데 보수당은 3개월 후에야 WHO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많은 네티즌들은 헬머의 이중잣대를 비난하며 “의원님, 당신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는데 왜 ‘영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건 안되나요?”라고 반문했다.


“매우 표준적인 이중잣대다.”


“헬머보다 더 가식적인 위선자가 있을까?”


영국에서 출현한 변종 바이러스는 VUI-202012/01로 명명됐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변종 바이러스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염섬이 약70% 강하다고 밝혔다. 맷 핸콕 영국 보건장관은 변종 바이러스가 영국 남동부 잉글랜드 지역의 감염자 급증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패트릭 발랜스(Patrick Vallance) 영국 정부 수석과학 고문은 이 새로운 변이체는 9월 중순 영국에서 출현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지적했다. 12월, 런던 코로나19 감염의 60% 이상이 이 변종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12월20일 WHO의 감염병 전문가 마리아 밴커코브(Maria Van Kerkhove) 박사는 인터뷰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영국 남동부에서 발원해 진화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영국과 WHO가 공유한 정보로 보아 영국 남동부가 아니면 런던”이라고 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