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이 1월30일(현지시간) 공개한 한 편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계와 라틴아메리카계 미국인 등 소수 민족 미국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미국인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정도가 낮고 일부 지역에서는 그 차이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AP통신의 분석을 종합한 자료로 1월25일까지 미국 17개 주와 필라델피아, 시카고 등 2개 도시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를 토대로 작성됐다.
이 보고서는 이들 주와 도시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등 소수 민족 미국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백인보다 낮고 일부 지역에서는 그 차이가 아주 현저하다고 밝혔다.
메릴랜드 주의 경우,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주 인구 전체에서 30%를, 의료진 가운데서 40%를 차지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중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16%에 불과했다. 우선 접종 대상에 의료진이 포함된 사실을 고려한다면 16% 가운데 일반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비율은 훨씬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필라델피아의 경우,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전체 인구에서 40%를 차지하지만 14%만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았고 시카고의 경우,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전체 인구에서 30%를 차지하지만 백신 접종 비율은 15%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AP통신은 “역사상 오랜 기간 차별을 받아온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의료기관에 대한 불신 때문에 적지 않은 이들이 백신을 맞지 않으려 한다”면서 “또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커뮤니티에 배당된 백신 자체가 비교적 부족하고, 접종 신청이 주로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부 저소득층이 제때 정보를 얻지 못하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의료기관의 인종차별, 편견 및 그로 인한 의료 불평등 근절을 주장해 온 ‘Advancing Health Equity’의 책임자Uche Blackstock은 “의료 보건 분야의 인종 불평등은 코로나19 발발 이전부터 존재해 왔으며, 코로나 19 발발 이후 더욱 심해졌다”면서 “만약 소수 민족이 백신 접종을 받지 못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아프리카계, 라틴아메리카계, 인디언계 미국인의 사망률은 백인에 비해 3배 가까이 높다.
미국 공공 미디어 연구 실험실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인디언계 및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코로나19 사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백신을 연구하고 있는 미국국립보건연구원(NIH)의 키즈메키아 코베트(Kizzmekia Corbett) 박사는 “일부 병원은 호흡기가 부족한 상황에 이르면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치료를 가장 먼저 포기하기도 한다”고 폭로했다.
매사추세츠 주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은 “오랜 기간에 걸친 미국의 구조적인 인종주의 탓에 많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가정이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가 이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