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기업이 삼성을 롤모델로 꼽는 이유

신화망  |   송고시간:2021-04-15 11:29: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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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칩 업계 주요 기업들은 삼성을 '롤모델' 내지는 '최강 라이벌'로 여긴다. 그들은 언젠가 '중국의 삼성'이 되길 바라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으로 TCL, 칭화유니그룹(Tsinghua Unigroup, 紫光集團有限公司), 자오이촹신(兆易創新), 윙텍(Wingtech, 聞泰科技) 등 기업이 그렇다.


세계 반도체 산업의 강자 중엔 인텔이나 TSMC, NVIDIA 등도 있는데 유독 삼성을 롤모델로 꼽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인사들은 '삼성형 모델'이 서플라이 체인 구성에서 수직분업의 정수를 보여준다고 말한다.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TV·컴퓨터·스마트폰부터 대다수 전자제품의 필수품인 반도체 칩까지 아우를 뿐만 아니라 칩의 설계, 파운드리, 설비 제조에 이르기까지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은 삼성의 이러한 특징이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두 가지 우위를 갖게 한다고 전했다. 첫째는 업-다운 스트림이 고도로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칩 설계 부서가 전자기기 부서를 통해 시장의 수요를 빠르게 파악한 후 제품을 개발해낼 수 있다.


둘째는 연구개발(R&D) 및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지속적인 자금 지원이 가능하다는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시장이 침체돼 있던 시기를 역으로 이용해 다른 사업 자금을 메모리반도체 사업에 집중 투자했다. 이를 통해 경쟁사를 압도해 메모리반도체 분야를 제패할 수 있었다.


이에 중국의 가전제품 제조업체인 TCL은 삼성을 겨냥해 2009년 화싱광뎬(華星光電, CSOT)을 설립해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 후 수년 동안 TCL은 여러 차례 반도체 칩 산업 진출을 시도했다. 10여 년의 시간을 거쳐 화싱광뎬의 디스플레이 산업 규모는 마침내 세계 상위권에 진입했고 TV 사업 확장에 열을 올렸다. 지난해 TCL TV의 세계 판매량은 2천393만 대를 기록해 세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TCL의 반도체 칩 사업은 디스플레이 사업처럼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칭화유니는 삼성전자의 발전 경험을 벤치마킹했다. 사업 범위를 반도체 칩부터 클라우드 웹까지 포괄했다. 또 중국의 스마트폰 ODM 전문업체인 윙텍은 해외 인수합병(M&A)을 통해 다운스트림 '내실' 강화에 주력했다.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은 중국 반도체 칩 산업에 어떤 시사점을 줬을까.


업계 전문가는 외부적 요소를 차치하고 한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 초기엔 정부의 대대적 지원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시 한국 정부는 자금 지원 및 산업 환경을 조성했고 ▷인재 영입 ▷기술 허가 ▷기술 이전 등 방식을 통해 기업이 빠르게 선진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그뿐만 아니라 국가 중점 사업으로 4MB DRAM을 지정해 삼성·LG·현대와 한국 국내 대학 6곳의 합동 연구 개발을 지원했다. 또 '반도체칩 보호법' 제정 및 집정회로 기술 보호에 나서는 등 정부 지원 아래 한국 기업이 혁신의 주도권을 쥐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최근 수년간 중국에서도 반도체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산업사슬의 '수직적 통합(Vertical Combination)'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 기업 알리바바는 반도체 자회사 핑터우거(平頭哥)를 출범시켰으며 휴대폰 제조사 샤오미(小米)는 이미지 신호 처리(ISP) 칩을 개발했다. 점점 더 많은 다운스트림 기업이 업스트림인 반도체 분야로 진출하고 있는 양상이다.


핑터우거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솽스이(雙十一·11월 11일)' 기간 동안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AI칩 '한광800(含光800)'을 모든 업무에 투입했다고 전했다. 그는 "시스템과 칩의 결합이 반도체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