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화콘텐츠 해외 진출…팝마트, '중국의 디즈니' 될까

인민화보  |   송고시간:2021-05-11 15:24: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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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23일, 팝마트(POPMART·泡泡瑪特) 한국 2호점 용산 아이파크몰점이 개장했다. 디무(Dimoo) 우주여행 시리즈 대형 우주인 피규어가 문 앞에서 손님을 맞았다. ‘스컬 판다 하이프 판다(Skullpanda Hypepanda)’ 시리즈 피규어를 사기 위해 네티즌 소하랑은 아침 일찍부터 상점으로 달려가 맨 앞에 줄을 섰다. 원하던 랜덤박스를 순조롭게 구입한 그녀는 SNS에 “여긴 천국 같다”는 글을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호전된 이후 2021년에는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이다.” 2021년 해외 진출 계획에 대해 문덕일 팝마트 부총재 겸 해외사업 총재는 이렇게 말했다

 

2021년 3월 26일 팝마트가 발표한 2020년 재무제표에 따르면 팝마트의 영업수입은 25억1300만 위안(약 4307억7846만원)으로 전년 대비 49.3% 증가했고, 조정 후 순이익은 5억91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25.9% 증가했다. 이익 증가율은 다소 줄었지만 해외사업 매출액 증가율은 176%에 달했다. 코로나19 영향 속에서도 팝마트는 강세를 이어가며 국내외에서 중국 아트토이의 독특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2021년 3월 26일, 팝마트가 2020년도 재무보고를 발표했다. 재무보 고에 따르면 2020년 팝마트의 영업 수입은 25억1300만 위안에 달했 으며 전년 동기대비 49.3% 증가했다. 사진/ IC

 

‘10년’의 노력, 지식재산권으로 시장 개척


쭉 내민 입술, 금발에 파란 눈, 약간 치켜든 두 손, 최근 2-3년 동안 몰리(Molly)라는 이름의 ‘여자아이’가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대중의 머릿속에 각인됐다. 몰리는 팝마트의 가장 대표적인 지식재산권(IP) 캐릭터다. 2010년 설립된 팝마트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크고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트렌드 완구 기업으로 핵심 사업은 IP다.

 

팝마트는 설립 초기 소매 채널 사업에 집중했고 제품군은 디지털, 문구, 피규어 등 트렌드 용품이었다. 일본의 인기 인형 소니 엔젤(Sonny Angel)이 대표적인 대리판매 IP 중 하나였다. 2016년 소니 엔젤에서 착안해 팝마트는 IP 운영에 집중하고 랜덤박스 방식으로 홍콩 디자이너 왕밍신(王明信)이 디자인한 몰리로 인기몰이를 했다. 이로써 소니 엔젤 측의 독점 판매권 중지로 인한 어려움에서 벗어나 기업 실적이 고공 행진했다.

 

몰리가 아트토이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팝마트는 IP 운영에 박차를 가해 몰리와 디무로 대표되는 자체 IP, 푸키(Pucky)와 라부부(Labubu)로 대표되는 독점 IP, IP 대행으로 구성된 다원화된 IP 라인업을 갖추고 오프라인 소매 체계와 온라인 플랫폼을 확장해 아트토이 경주로에서 선발 주자의 우위를 차지했다.

 

‘아트토이’는 트렌드 문화를 핵심으로, 완구를 매개체로 한 문화콘텐츠 제품으로 기저에 깔린 구동력은 공감대다. 중국 아트토이 문화의 개척자이자 주요 확산자인 팝마트는 트렌드 문화와 완구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에 불을 질렀고 중국 아트토이의 빠른 발전을 이끌었으며 해외시장으로 뻗어 나갔다.

 

굳건한 해외진출 행보, 첫 상륙지 한국서 선전


한국은 팝마트 해외 진출의 첫 번째 상륙지다. 2020년 9월 5일, 팝마트의 첫 해외 직영점이 한국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국제무역센터에서 개점했다. 같은 날, 디무 사회대학 시리즈 랜덤박스가 전 세계 최초로 판매됐다. 하루 200개 한정 판매된 디무는 개장 1시간 만에 품절됐다.

 

“우리의 IP와 트렌드 문화를 한국으로 역수출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중국 본토 소비자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는 중국 문화오락기업에게는 드문 일이다.” 문덕일 부총재는 이렇게 소개했다. 최근 한국 시장의 랜덤박스에서 스티키 몬스터 랩(Sticky Monster Lab), 리코(Rico) 같은 좋은 제품들이 많이 나왔다. 한국같이 성숙한 시장에서 자리잡는 것은 매우 큰 도전이다.

 

첫 해외 진출지를 한국 서울로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팝마트는 전 세계 200여 개 국가와 지역을 분석하고 경제 수준, 가처분소득, 문화 소비자 선호도 등에 따라 순서를 매겼고 한국이 선두에 자리잡았다.

많은 다국적기업이 아시아시장을 개척할 때 한국을 테스트 지역으로 선택한다. 문화오락산업 수출국인 한국은 내수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한국의 문화와 상품이 동남아 더 나가 유럽과 미국 지역에서의 수용도가 비교적 높고 전파영향력도 매우 크다. 한국은 유행 주기가 짧고 소비자의 미적 수준도 높으며 유행과 트렌드에 매우 민감하고 까다롭다. 인구 1억2000만명의 일본과 인구 14억의 중국에 비해 인구 5000만의 한국은 테스트 실패 비용도 비교적 낮다. 한국 시장에서 자리잡기는 어려움이 많지만 일단 한국 소비자에게 인정받으면 팝마트는 저력이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까지의 확장은 팝마트의 해외시장 배치의 경험이다. 2018년 10월, 팝마트는 한국 공식사이트와 공식 앱을 개설해 ‘얼굴을 알린’ 뒤 양질의 문화창의 상점, 명품 잡화점, 서점에서 제품을 선보였다. 2019년 8월, 팝마트 한국지사가 공식 설립됐다. 한국지사는 한국 시장에 따라 조정하면서 일부 시리즈를 해외 첫 발매하고 특정 해외 특별 제품을 일부 지역에서만 판매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용산점 개점에 발맞춰 스컬판다 하이프판다 시리즈,  디무 래퍼 시리즈 등 일부 제품을 한정 판매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국 매장 오픈은 쉽지 않았다. 한국 진출 성공은 팝마트 해외사업의 이정표다.

 

중국의 팝마트를 만든다


수많은 아트토이 IP의 벤치마킹 대상은 일본의 헬로 키티다. 헬로 키티는 콘텐츠는 없지만 유명해져 세기를 넘어서도 인기가 시들지 않았다. 하지만 팝마트 최고경영자 왕닝(王寧)은 앞으로 팝마트는 국내에서 디즈니와 가장 비슷한 기업으로 성장해 가치가 높은 IP를 다량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몰리는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와 마블 코믹스 시리즈 등 유명 IP와 달리 영화, 게임, 만화 등 스토리가 담긴 콘텐츠의 뒷받침이 없다.

 

왕닝은 팝마트의 향후 발전 방향을 두 개로 설정했다. 종적으로는 양질의 IP를 보다 많이 개발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며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규모를 확장한다. 횡적으로는 IP의 콘텐츠를 적극 개발하고 영화와 미술관 같은 다양한 투자를 시험하는 것이다.


2020년, 팝마트는 5000만개가 넘는 아트토이를 판매했다. Z세대가 사회에 진출하면서 문화오락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 전 세계 아트토이 시장 규모가 천억 달러를 넘어 아트토이의 해외시장은 블루오션이다.

 

한국 매장의 인테리어는 중국 국내와 비슷하다. 다른 점이라면 한국의 두 개 매장에는 한국 예술가 전문존이 마련돼 있다는 것이다. 이는 팝마트의 해외진출에 있어 큰 의미가 있고 중국 문화콘텐츠 기업이 생각하고 참고할 가치가 있다. 문덕일 부총재는 “우리는 현재의 제품과 경험을 해외로 수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지 산업과 예술가와 결합해 현지 산업 발전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