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한 문화콘텐츠 산업협력, 희망과 잠재력 보인다

인민화보  |   송고시간:2021-05-11 16:02: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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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문화콘텐츠 상품이라는 개념을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상 이는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녹아 있으며, 심지어 인생의 동반자라고 볼 수도 있다.


어릴 적에는 제천대성 손오공의 여의봉을 본 따 만든 풍선을 들고 공원 축제를 누비고, 소년 시절에는 히어로가 되는 꿈을 꾸며 마블 캡틴아메리카 관련 상품을 구매하며, 대학 시절엔 마음에 드는 친구에게 헬로키티 쿠션을 선물하고, 가정을 이룬 후에는 아이와 함께 디즈니랜드에 놀러가는 것...... 공예품, 가구, 일용품, 사무용품이나 관광지까지 거의 모든 소비자들이 직간접적으로 문화콘텐츠 상품을 소비하거나 체험하고 있다.


상하이(上海) 다웨청(大悅城)에 위치한 중국산 애니메이션 테마 커피숍 ‘MEIN FRIENDS CAFE & STORE’ 내부 모 습. 이곳에서는 상하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上海美術電影制 片廠)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인형, 공예품, 서 적, DVD 등 각종 MD상품을 판매한다. ‘MEIN FRIENDS CAFE & STORE’는 상하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만든 중국 최초의 국산 애니메이션 테마 커피숍이다. 상하이 애니 메이션 스튜디오는 1957년 설립 이래 수백 편에 달하는 애니 메이션을 제작했으며, 수많은 중국인들에게 잊을 수 없는 어 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했다. 사진/ 궈사사(郭莎莎) 


활기차게 성장하는 유망 산업


미디어, 예술, 문학, 애니메이션, 게임, 문화관광, 특허, 상표 등 법적 보호를 받는 지식재산권(IP)이 시장루트를 통해 실물가치를 지니게 되면, 해당 지식재산권을 구매한 측은 이를 이용해 파생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이로써 수많은 문화콘텐츠 상품이 탄생하게 된다.


중국에서 가장 많이 문화콘텐츠 상품을 소비하는 세대는 밀레니얼 세대(1980-90년대 생)와 Z세대(1995년대 후 생)이다. 물질적 풍요로움을 누리며 자라난 이 세대는 중국 온라인 세계의 원주민으로 불리면서 소비시장의 주력군이 되었다. 이들은 흥미, 호기심, 공감대, 그리고 사교적 필요에 의해 소비한다. 소비행위에서 감성적 요소가 크게 작용하게 되자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내용과 아이콘을 찾는 것이 브랜드 매출액 경쟁의 핵심이 되었다. 이에 각종 ‘태그’를 단 문화콘텐츠 상품이 탄생하게 되었으며, 각종 사회관계망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오늘날 중국 대부분의 문화콘텐츠 상품은 미디어, 게임,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상품이다. 이 중 미디어 파생상품이 가장 광범위한 타겟층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전통문화 요소가 많아 문구나 의상 등 실용적인 파생상품을 개발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관련 작품에 출현한 연예인 팬덤 효과가 뛰어나 바로 매출액으로 연결될 수 있다.


요즘 중국 거리에서는 심심찮게 ‘한푸(漢服, 중국 전통 복식)’를 입은 Z세대들을 볼 수 있다. ‘한푸 붐’은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사극과 직결된다. 일례로 인기드라마 ‘학려화정(鶴唳華亭)’ 방송 시 송나라 복식 매출이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다. 통계에 의하면, 첫 방송 이후 ‘학려화정’ 동일 디자인 의상 판매량이 전기 대비 1206% 상승했다.


영화 및 드라마 파생상품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분야는 애니메이션 파생상품이다. 중국의 애니메이션 파생상품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애니메이션 신작 수와 재생수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시청자 규모 또한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다.


2019년, 중국산 애니메이션 영화가 놀라운 박스오피스 기록을 세웠다. 연간 박스오피스 70억9500만 위안(약 1조2216억원)을 달성한 것이다. 이 중 ‘나타: 마동강세(哪吒: 魔童降世)’가 50억 위안을 기록하여 그 당시 중국 영화사상 ‘특수부대 전랑(戰狼)’ 바로 다음으로 가장 많은 박스오피스를 달성했다. ‘나타: 마동강세’의 성공은 중국산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대를 대폭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2019년 7월 24일, ‘마도 조사(魔道祖師)’ 테마 팝 업스토어가 상하이 위위 안(豫園)에 오픈했다. 상 하이 시민들과 관광객들 은 여기서 ‘마도조사’ 애 니메이션 관련 이머시브 (immersive) 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 VCG 


여전히 보완 필요한 중국의 문화콘텐츠 산업 체계


최근 중국 문화콘텐츠시장 발전 특징에 대해, 왕한잉(王寒英) 미구(咪咕) 문화과학기술유한공사 편집장은 이렇게 표현했다. “브랜드 마케팅 부분에서는 콘텐츠와 유저체험을 더욱 중시하고 있으며, 문화콘텐츠 산업망을 통해 다양한 상품 및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고 있다.  슈퍼 IP의 출현과 업계와 차원을 초월하는 협력 추세가 나날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과학기술 발전에 따라 문화 IP의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완전한 문화콘텐츠 산업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고부가가치 문화 IP의 포괄적 판권 개발은 가능한 모든 분야에서 연관 가치를 발굴해야 하는데 각 단계마다 필요한 조건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드라마 및 영화 개발에는 시나리오 집필, 촬영, 후기 더빙, 특수 효과, 홍보 및 배급, 티켓 판매, 영화관 확보, 파생상품 개발, 판권 거래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관련 업종만 수백 가지에 달한다. 성숙한 문화콘텐츠 산업 체계를 이룩하려면 세분화 운영, 전문성에 따른 분업 및 규모의 생산을 실현해야 한다.


문화콘텐츠 사업에서 우리는 세계적 미디어엔터그룹 디즈니의 운영전략을 벤치마킹할 수 있다. 2021년 3월 5일, WikiMili는 상장회사 재무제표 및 공인된 제3자 데이터 통계 플랫폼 수치 등에 따라 글로벌 매출 총액 300억 달러 이상인 11개 IP를 발표했는데 주목할 점은 상기 11개 IP 중 디즈니 소유 콘텐츠가 절반 이상이다. 즉 디즈니는 다른 회사가 감히 견줄 수 없는 슈퍼 IP를 대량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한 수익 창출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다.


디즈니의 사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디즈니는 미디어 작품을 기반으로 엔터사업, 테마파크, IP 파생상품 등을 발전시켜 가치 창출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디즈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적극 홍보하여 박스오피스를 통해 수익을 올린 후, 다시 VOD 서비스 등 콘텐츠의 2차 판매를 통해 추가 수익을 확보한다. 이어 자사 테마파크에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여 관광 수입을 올리고, 마지막으로 IP 수권이나 제품 개발 로열티를 통해 4차 수익을 가져간다.


물론 세계적 그룹인 디즈니와 비교하기에는 중국 IP의 다원화 수익 창출이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고 수익 규모, 운영 방식 및 성과 부분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점은, 현재 중국에서는 우수한 IP들이 끊임없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고, 날로 발전하는 온라인 환경을 통해 계속 업그레이드되어 점차 해외로 진출하고 있으며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깊이 녹아들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중국 문화콘텐츠 산업 발전 추이를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한 문화콘텐츠 교류의 밝은 미래


중국 문화콘텐츠 산업의 여러 분야 중에서 해외진출의 주력군은 바로 게임상품이다. 게임은 중한간 문화콘텐츠 교류의 중요 분야이기도 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 진출한 중국 모바일게임은 대부분이 역할수행게임(RPG)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의 대규모 멀티플레이형 게임(MMO)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SLG)이 한국 구글플레이 스토어 인기게임 상단에 랭킹되어 있다.


중국 자마데이터(伽馬數据, CNG)와 뉴주(Newzoo)가 공동 발표한 <2020 글로벌 모바일게임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의 중국 모바일게임 플로우는 전년 대비 30.8% 상승한데 반해, 기타 모바일게임의 플로우는 전년 대비 8.1% 상승에 그쳤다. 또한 2019년 2분기부터 분기마다 30개 이상의 중국 모바일게임이 한국 인기 모바일게임 TOP 100에 오르기도 한다.


한국의 문화콘텐츠 상품 또한 중국 시장에서 매우 활발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K-드라마, K-POP, K-게임 등으로 대표되는 ‘한류’는 중국 젊은 층의 트렌드를 이끈다. 각종 미디어 콘텐츠 외에도 ‘한류’ 스타의 의상, 심지어는 그들이 사용하는 화장품까지 중국 젊은 층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유행을 선도하는 중이다. 또한 한국 애니메이션이 더욱 발전하면서 중국 시장에 새로운 ‘한류’를 주입했다. 아이코닉(ICONIX)사의 뽀로로가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뽀로로가 중국에 진출한 후, 중국의 영유아 시장에 ‘펭귄 붐’이 불었다. 영유아용 식기, 완구, 문구, 치약, 칫솔, 세면제품 등 곳곳에서 뽀로로 캐릭터를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중한 양국의 문화콘텐츠 산업은 활발히 교류 중이며 막대한 발전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중한 문화콘텐츠 산업 협력 개발 부분에서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2020년 5월 7일, 베이징(北京) 중촨웨중(中傳悅衆)문화발전유한공사와 한국 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회는 중국 전통문화 및 무형문화재, 한국의 대표 IP 및 문화콘텐츠 등의 개발을 핵심으로 하는 전략적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협정에는 IP 등록, 거래, 보호 및 기업교류 등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향후 중한 간 문화콘텐츠 산업 협력 전망에 대해, 샹융(向勇)베이징대학교 예술학원 교수 겸 문화산업연구원 부원장은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2021년은 중한 문화교류의 해이며, 2022년은 중한 수교 30주년으로 양국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예정대로 체결하여 새로운 전략적 무역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에 따라 중한 양국은 문화 예술 교류 협력의 가장 좋은 시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한 미디어 협력은 로케이션 협력 등 표면적인 사업에서부터 콘텐츠 투자 및 제작팀 공동 구성 등 심층 사업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분야의 협력 또한 IP 상호 개발의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비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을 받긴 했지만 양국간 예술전시 기획 관련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중국의 근현대 예술가들에게도 한국에서 보다 많은 전시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2017년 8월 14일, 피자헛과 넷이즈(Netease) ‘음양사(陰陽師)’ 모 바일게임은 베이징, 상하이 등지의 1700개 피자헛 매장에서 ‘음양사’ 테마 마케팅을 공동 진행했다. ‘음양사’ 캐릭터로 분장한 종업원이 음 식을 서빙하고 있다. 사진/ 중신사(中新社)


글|장진원(張勁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