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日·韓 '셔틀외교' 재개한다고 양국 원한 쉽게 풀릴까

중국망  |   송고시간:2023-05-10 10:47: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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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한국 서울에 도착해 이틀간의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이는 지난 2018년2월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이후 일본 총리의 첫 한국 방문이자 앞서 3월16~17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 이후 양국 정상이 52일 만에 재회하는 것이다.

한국 언론들은 이번 기시다 총리의 한국 방문을 두고 '12년 만에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가 복원됐다'고 평가했다.

여기서 '셔틀외교'는 지난 2004년12월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노무현 한국 대통령이 일년에 한 번씩 상대국을 번갈아 방문하기로 결정한 것을 가르킨다.

과연 '셔틀외교'의 복원이 양국의 과거 원한들을 쉽게 풀어줄 수 있을까? 여러 측면에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만 여러 차례에 걸쳐 일본의 장애물을 제거해줘'

최근 양국의 좋은 분위기는 윤 대통령이 먼저 화해의 신호를 보낸 데서 비롯됐다는 게 중론이다. 그는 2차 세계대전 강제동원 피해자 보상금을 한국 재단이 대신 지불하도록 추진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달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는 "일본이 100년 전 역사 때문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은 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기시다 총리가 올바른 태도를 보여주기를 한국 정부는 기대했으나 그는 지난 3월 일본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에 포함된 "식민지배에 대한 통절한 사죄와 반성" 등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달 7일 열린 양국 정상 공동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는 강제동원 사실과 관련해 '사과'와 '반성'을 대신 '나 자신은 당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하게 된 수많은 분이 매우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적 견해로 갈음했다. 

'얼마 전 독도 문제로 다툰 두 나라'

기시다 총리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양국은 독도(일본명 다케시마)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이달 2일, 한국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의 전용기 의원은 독도를 방문한 뒤 자신의 SNS에 "일본의 주권 침탈에 맞서 우리 고유 영토 독도를 목숨 걸고 지켜내겠다"고 글을 남겼다.

이에 일본 정부는 외교 경로를 통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매우 유감"이라고 항의했으며, 한국 외교부는 "일본 측의 부당한 주장은 외교 채널을 통해 일축했다"고 되받아쳤다.

사실 독도 문제는 양국 관계를 괴롭혀온 여러 역사적 이슈 중 하나일 뿐이다. 이 문제 외에도 양국은 안보 협력,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 등 현실 문제에서도 쟁점이 적지 않다.

'제대로 작동된 적 없는 셔틀외교'

사실 양국 간 '셔틀외교' 메커니즘은 실질적으로 효과를 발휘한 적이 없다. 2004년, 고이즈미 일본 총리와 노 대통령이 이 메커니즘을 운용하기로 합의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인해 이 약속은 물거품이 됐다.

이어 2008년 이명박 당시 한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후쿠다 야스오 총리와 셔틀외교 복원을 시모했으나 이후 불거진 위안부 문제 및 독도 문제로 재차 중단됐다.

2011년10월 노다 요시히코 당시 일본 총리가 한국을 방문, 이명박 당시 한국 대통령이 12월 일본을 답방했으나 2012년8월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인해 양국 관계는 다시 경색됐고 이후 '셔틀외교'는 12년간 복원되지 못했다.

사실 10여 년 전 이명박 정부 시절, 이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에 발목을 잡히지 않겠다며 한일 양국의 새로운 시대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지만 일본은 끝끝내 과거사 문제를 직시하지 않았으며 이후 양국 관계는 경색 일로를 걸었다.

현재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이 갔던 길을 답습하는 모양새다. 30% 언저리의 국정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윤 대통령과 과거사 문제는 안중에도 없는 기시다 총리가 과연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양국 관계를 바로잡을 수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고 본다.

(원문 출처: 신경보, 원문 일부 내용 삭제∙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