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국가도 자강의 길을 막아서는 안 된다

중국망  |   송고시간:2023-05-25 16:30: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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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이상만 교수

지난 18~19일 고대 실크로드의 출발점 시안에서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가 열렸다. 폐막식에서 이번 정상회의 결과를 담은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 시안선언'이 발표됐다. 선언문에서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은 협력을 유지하고 운명공동체를 구축하기로 약속했고, 더 나아가 경제협력에 대해서도 중국-중앙아시아 무역 규모를 증가시키고, 무역 발전을 추진하며, 협력 분야를 다양화하고, 무역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전통적인 중국의 화친정책을 재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일부 논자들은 이번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의가 미국 주도의 G7 정상회의에 대항해서 열린 회의라고 하지만 수천년의 중국 역사를 이해한다면 이러한 발상은 옳지 않다. 2,100여 년 전, 한(漢)나라의 사신 장건(張騫)은 장안(현재 시안)에서 서쪽으로 발길을 옮겨 '초원의 길'을 개척하면서 중국과 중앙아시아 간 우호와 교류의 문을 활짝 열었다. 이는 중국이 또 다른 세계와 직접 소통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후 중국 여러 왕조들은 중국의 주변국들과 화친정책을 모색하면서 중원지방의 안정화에 전력을 다했다. 이러한 중국의 주변국 선린우호정책은 수천 년간 지속되었고 때로는 새로운 신시대를 개척하는 전환점이 되기도 하였다.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은 전통적인 협력 분야 외에도 금융, 농업, 빈곤 감소, 녹색 및 저탄소 개발, 의료 서비스, 건강 및 디지털 혁신 분야에서도 새로운 공공재를 공급하면서 이들 국가간 성장 동력을 구축하기로 했다.

중국은 이미 글로벌 안보·발전·문명 등 3대 이니셔티브를 주도적으로 국제사회에 제안한 바 있다. 모든 국가는 자기 국가의 평화와 발전 그리고 자강의 길을 모색할 수 있는 자격이 있기 때문에 어느 국가도 주권, 안보, 발전 이익 등 핵심 문제와 관련된 자강의 길을 가로 막아서는 안 된다.

과거 중국의 여러 왕조들은 주변 국가들에게 무역을 통해 많은 정치 경제적 이익을 이전해주었고, 이를 통해 중국의 왕조들은 매력을 얻었다. 이러한 매력은 중국이 국제공공재를 지속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주변국가들과 화친정책을 통해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를 극대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 간의 교역액은 2022년 700억 달러로 수교 이후 100배 이상 증가했고, 2023년 3월 말 현재 중앙아시아에 대한 중국의 직접투자 규모는 150억 달러를 넘어섰다.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는 시종 '5통 정신'을 고수하기 때문에 상호호혜적 발전의 공간을 확장시키는데 큰 공헌을 할 가능성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글|한국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중국연구중심 주임 이상만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