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은 실존하지 않는 상상적 존재지만, 예로부터 중국인의 일상생활 속에 다양하게 스며들었다. 서방에서 용은 탐욕스럽고 잔인하며 사악한 존재로 묘사하는 반면 중국을 비롯한 동방에서는 예로부터 성공, 재물, 출세, 건강 등을 상징하는 길조로 친숙한 존재였다.
용은 예로부터 비와 구름을 다스리는 물의 신으로 여겨져 국가 수호신으로도 숭배됐다. 농경 사회였던 중국에서 물을 다스리는 일, 치수(治水)는 황제의 중요한 임무였던 만큼, 황제는 용에 비유됐다. 황제가 입는 옷은 용포(龍袍), 황제의 얼굴은 용안(龍顔), 황제의 신체를 용체(龍體), 황제가 흘리는 눈물을 용루(龍淚), 황제가 앉는 의자를 용좌(龍座)라고 부르는 등 황제의 신체와 생활용품과 관련된 것에는 모두 용자를 붙였다.
중국 성어에서 용과 봉황은 상서롭다는 뜻의 '용봉정상(龍鳳呈祥)', 자식이 위인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의 '망자성룡(望子成龍)', 원기왕성함을 뜻하는 '용마정신(龍馬精神)', 숨은 인재를 뜻하는 '와호장룡(臥虎藏龍)'처럼 용이 들어간 성어를 보면 용은 하나같이 귀하고 상서로운 존재로 해석된다. 중국의 유명한 차종인 우룽차(烏龍茶)나 용과(龍果), 용안(龍眼) 등 과일에도 용이 들어갈 정도이니, 중국인이 용을 얼마나 친숙히 여기는지 알만 하다.
2024년은 갑진년 '청룡의 해'다. 특히 중국에서 용띠 해는 출산이나 결혼, 사업 등에서 운수대통을 불러온다고 전해진다. 따라서 벌써부터 시장에서는 새해 비상 용띠 해 마케팅이 한창이다. 중국 각 주류회사들은 용 문양을 화려하게 새긴 용띠 해 한정판 바이주(白酒, 술)를 출시하는가 하면, 귀금속 회사에선 용 문양의 각종 화려한 금장식 제품을 내놓고, 명품 브랜드는 용을 테마로 한 핸드백과 지갑 등을 선보였다. 2022년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아기 판다 '빙둔둔(冰墩墩)'도 용띠 해를 맞이해 용 문양의 옷을 입은 '룽둔둔(龍墩墩)'으로 변신했을 정도다.
필자도 새해를 맞아 새로운 마음가짐과 소망으로 힘차게 시작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