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 지역에서 가장 바쁘게 돌아가는 공항에 위치한 베이징 톈주(天竺) 종합보세구의 한 화물터미널. 넓은 대로를 사이에 두고 화물기가 가지런히 서 있다.
징진지 지역에서 가장 분주한 항구인 톈진(天津)항 보세구에서는 수없이 많은 컨테이너가 나란히 놓여 있다.
서우두(首都)공항은 징진지 지역의 하늘 관문으로, 톈진항은 징진지의 해상 관문으로 불린다. 거리상으로 180㎞ 떨어진 두 곳엔 이제 항구와 공항의 '더블 항'이 주도하는 지역 발전 구도가 점차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지난해 8월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 임공경제구(臨空經濟區∙공항 인프라에 인접∙집적된 관련 산업 경제구역) 관리위원회와 톈진항 보세구 관리위원회는 협력각서(MOC)를 체결했다. 이에 항구∙공항∙통상구∙통관 일체화로 징진지 협동 발전이 한층 더 '탄력'을 받게 됐다.
희소 질환 치료제인 '오바지오(Aubagio)'를 가득 실은 컨테이너가 톈진항을 통해 중국으로 들어왔다. 톈진항 보세구에서 세관 신고 및 통관 작업을 완료한 후 곧바로 콜드체인 트럭으로 옮겨져 서우두공항 임공경제구로 향했다. 그리고 전국으로 배송되기 전까지 톈주 종합보세구의 냉장창고에 보관됐다. '더블 항' 연동의 통상구 일체화 통관 덕분에 '오바지오'의 통관 및 반출 시간은 기존 3일에서 1일로 단축됐다.
후샤오샤(胡曉霞) 커위안신하이(科園信海∙베이징) 의료용품 무역회사 대외업무부 사장은 기업이 톈주 종합보세구에 있긴 하지만 '두 지역의 더블 항' 정책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00억 위안(약 1조8천500억원)에 달하는 회사의 약품 무역 중 16% 정도가 톈진항 해운을 통해 수입됐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시는 상하이∙광둥(廣東) 등 연안 도시와 달리 공항만 있고 항구는 없다. 이 부분을 중요 항구 도시이자 징진지 해상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톈진시가 채우면서 '두 도시 더블 항'은 '1+1> 2' 정책 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는 평가다.
장팅쥔(張廷軍) 서우두공항 임공경제구 관리위원회 정책연구 및 제도혁신처 처장은 "'더블 항' 협동에 힘입어 징진지 자유무역구 간의 ▷정보 상호 연결 ▷자원 공유 ▷산업 정책 심층 통합이 상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징진지 최초의 크로스보더 세관구역 보세 전시 거래가 실시돼 시범 기업인 왕푸징(王府井) 글로벌 쇼핑의 832개 보세 상품이 서우두공항 임공경제구에서 판매됐다.
톈진 주민 샤오(肖)씨는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체험점이 톈진에서 오픈했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며 보세 상품을 구매해 직접 사용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옌사(新燕莎)아울렛 직원은 많은 인플루언서가 직접 매장을 방문해 온라인 시청자들에게 크로스보더 세관구역 보세 전시 거래라는 새로운 모델을 설명했다고 소개했다.
천자오량(陳照亮) 베이징 왕푸징 면세품 디지털소매회사 사장은 "회사가 올해도 체험 매장을 계속 증설해 새로운 소비 잠재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전했다.
징진지 공항과 항구는 중국 대외 개방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있어서도 독특한 역할을 발휘하고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톈주 종합보세구의 수출입액은 1천200억 위안(22조2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톈진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2천217만TEU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더블 항'의 화물 운송량은 중국 내 공항∙항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장 처장은 "공항∙항구 연동, 통상구∙통관 일체화, 보세 기능 확대, 자유무역구 메커니즘 혁신은 징진지 관문 허브의 지리적 이점을 협동 발전의 동력으로 전환해 징진지가 세계적인 수준의 임공 제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데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