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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중 韓 의류 사업가 "기회 가득한 중국, 내수시장 확대 꿈꿔"

신화망  |   송고시간:2024-06-18 16:5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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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망 | 2024-06-18

절단부터 이송, 재봉, 품질 검사, 포장까지...광시(廣西)좡족자치구 라이빈(來賓)시 싱빈(興賓)구 공업단지에 위치한 시창(熙昌)의류회사 직원들이 캐주얼 팬츠 등 의류 생산과 포장에 분주한 모습이다. 곧 한국, 유럽, 미국 등 국가(지역)로 수출될 옷들이다.

한국에서 중국 광저우(廣州)로, 광저우에서 다시 광시 라이빈으로 옮겨온 한국 인천 출신의 창업자 정희창(1980년대생) 대표는 자신이 광시에 공장을 차리고 이곳에서 5년 동안 머무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한국에서 의류 도매업을 했었다"며 운을 뗀 정 대표는 "중국은 소비 시장이 크고 창업 기회가 많아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2010년에 주문서를 들고 중국으로 온 그는 광저우에서 의류 공장을 찾아내 주문을 넣었고 그 세월이 이렇게 9년 가까이 광둥(廣東)성에서 이어졌다고 회상했다.

최근 수년간 웨강아오 대만구(粵港澳大灣區, 광둥-홍콩-마카오 경제권) 산업이 지속적으로 광시로 이전되면서 정 대표의 공급업체도 투자 유치를 통해 라이빈으로 옮겨왔다. 공급업체의 추천과 소개로 여러 차례 방문한 끝에 정 대표도 라이빈에 공장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라이빈은 공장 임대료, 수도·전기료가 표준화되어 저렴한 편이었고 풍부한 노동력과 투자 유치 정책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정 대표의 말이다.

회사 설립 초기, 외자를 향한 라이빈의 비즈니스 환경은 정 대표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해외에서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라이빈에서는 특별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업자등록증 발급은 당일 처리로 속전속결 진행됐고 단지 관리위원회는 위챗 공식 계정, 틱톡, 생방송 등을 통해 인력 모집을 지원했습니다. 우리 같은 작은 외자 기업에 그렇게 관심을 가져준 데 매우 감명을 받았고 사업을 꾸준히 발전시켜야겠다는 저의 생각을 확고히 해줬습니다." 정 대표의 말이다.

정 대표는 14년 동안 중국에서 지내면서 중국 경제의 급속한 발전과 회사의 성장을 지켜봤다. 2019년 약 2천200㎡의 표준화 공장 한 층을 임대한 그는 의류 제조라는 꿈의 여정을 시작했다. 그는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표준화 공장 한 층씩을 추가한 결과 현재는 면적이 1만3천㎡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직원도 2019년 50여 명에서 현재 약 300여 명으로 늘었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회사의 발전과 성장은 갈수록 최적화되는 중국의 비즈니스 환경, 활력 넘치는 시장 그리고 중국 경제의 호황 덕분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창업자들은 경제 발전을 가장 깊이 체감하는 사람들이다. 그는 2019년 100여만 위안(약 1억9천만원)에 불과했던 주문액이 지난해 5천만 위안(95억원)으로 늘었으며 이는 중국 경제 발전을 반영하는 강한 증거이자 중국 경제의 근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저는 중국 경제 발전에 대한 충분한 믿음이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해외 소비가 크게 감소하면서 주문이 줄어든 반면 중국 시장은 방대한 규모와 넘치는 활력을 보여줬습니다. 이에 올해 하반기에는 중국 내 판매를 늘릴 계획입니다."

정 대표는 14개 생산라인을 풀가동 중으로 일일 생산량이 5천~7천 개에 달하며 7월 말까지 주문이 꽉 찬 상태라고 밝혔다.

요즘 그는 이곳 생활에 더 잘 녹아들기 위해 현지 문화 탐구에도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살고 있는 광시는 좡(壯)족, 한(漢)족, 야오(瑤)족, 먀오(苗)족, 둥(侗)족 등 12개 민족이 모여 있는 다민족 거주지역으로 다양한 소수 민족 문화가 공존한다. 여러 해 광시에서 지내면서 그는 민족 문화의 소통과 통합을 절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정 대표는 가장 인상 깊은 명절 중 하나로 광시의 '싼웨싼(三月三∙음력 3월 3일)'을 꼽았다. 해마다 이날이 되면 주민들이 소수민족 복장으로 산가(山歌∙중국 농촌 전통 가요)를 부르고 오색 찹쌀밥을 만들며 민속 전시·공연을 펼치는 등 행사가 진행된다. 그는 "좡족 친구가 집으로 식사 초대를 하기도 해 민족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있으며 이곳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중국어로 막힘없이 의사소통하고 라이빈 지역 방언도 30%는 알아들어 많은 사람들이 외국인인 줄 모른다고도 했다.

중국과 한국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어 양국 국민은 오랜 우호 교류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최근 수년간 경제·무역 교류, 인문 교류, 교육 등 분야에서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이 날로 긴밀해지면서 정 대표와 같이 중·한 교류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는 "앞으로도 이곳에 머물며 중국 시장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중·한 우정의 다리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