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강력한 컴퓨팅 파워와 인공지능(AI)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는 디지털 경제의 요구와 대규모 언어 모델의 혁신에 맞대응하겠다는 의지다.
지난 5일 베이징에서 막을 내린 '2024 글로벌 디지털 경제 콘퍼런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 내 전국 데이터 센터에서 사용 중인 표준 랙은 총 810만 개를 넘었으며 총 컴퓨팅 파워 규모는 230엑사플롭스(EFLOPS·1초에 670억 번의 부동소수점 연산을 수행)를 상회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공신부) 산하 연구기관인 중국정보통신기술연구원(CAICT) 관계자는 디지털 경제의 '새로운 에너지'인 컴퓨팅 파워는 전례 없는 속도로 세계 경제 환경을 재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오는 2025년까지 국가 전체 컴퓨팅 성능을 30% 이상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2025년까지 총 컴퓨팅 파워 규모를 300EFLOPS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담겼다.
그동안 중국은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녹색 에너지 발전과 컴퓨팅 능력을 통합하려는 광범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옌강(閆鋼) 유푸(有孚)네트워크회사 기술총감은 "우리의 스마트 컴퓨팅 센터는 ▷수소 에너지 ▷광전지 저장 ▷간접 증발·냉각 ▷액체냉각 등 통합 시스템을 사용한다"며 "지난 4월 테슬라와 제휴해 스마트 컴퓨팅 센터에 메가팩 에너지 저장 기술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한편 컴퓨팅 파워를 향한 강력한 수요는 중국 동부 지역으로 하여금 디지털 시대의 발전 기회를 다른 지역과 공유하게 만들고 있다.
면적이 광대하고 자원이 풍부한 중국 서부 지역은 녹색 에너지 발전 측면에서 유리한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요소 덕분에 서부는 고품질 컴퓨팅 리소스를 제공할 수 있었고 국가의 스마트 산업을 지원하는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구축할 기회를 포착할 수 있었다.
2023년 12월,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우란차부(烏蘭察布)시는 베이징시 경제정보화위원회와 손잡고 친환경 컴퓨팅 파워 공급을 촉진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각서(MOC)를 체결했다. 차이웨(柴躍) 우란차부 부시장은 오는 2025년까지 매년 1만 페타플롭스(PFLOPS) 이상의 친환경 범용 컴퓨팅 파워를 베이징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컴퓨팅 파워는 네이멍구를 전통 목축업 기지에서 AI 관련 산업 명소로 변모시켰다. 후허하오터(呼和浩特) 빅데이터 관리국에 따르면 베이징에 등록된 파운데이션 모델 70개 중 절반이 네이멍구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서비스 제공업체는 데이터 센터와 같은 인프라 구축 뿐만 아니라 기업, 가정, 비즈니스 지역에 컴퓨팅 파워를 직접 연결하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금융·교육·의료·교통 등 분야와 긴밀한 협력을 구축해 '컴퓨팅 파워+' 모델을 점진적으로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컴퓨팅 파워는 정부·산업·운송·의료 등 다양한 부문에 광범위하게 적용돼 꾸준히 새로운 기술, 모델 및 비즈니스 형태의 출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혁신은 고품질 경제 발전을 위한 중요한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진좡룽(金壯龍) 공신부 부장(장관)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