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은 지난 6월16일(현지시간) '바이든이 트럼프의 관세를 유지한 뒤에도 미국인들은 여전히 신발, 캐리어, 모자에 비싼 값을 치르고 있다'라는 제목의 글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글쓴이는 Katie Lobosco다. 다음은 기사 번역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2018년 야구모자, 캐리어, 신발 등을 포함한 각종 중국산 제품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인들은 이때부터 줄곧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러벅의 한 가방 가게 사장 티파니 자파스 윌리엄스는 트럼프가 관세를 부과하기 전에 100달러였던 작은 여행가방이 현재 160달러 안팎에 팔리고, 판매가가 425달러였던 기내용 캐리어는 700달러에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독립 소매상인 그녀는 가격을 인상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며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어 정말 난처하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19년 6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게시글에서 "기본 상식이라곤 없는 트럼프는 관세를 중국이 내는 줄 알았다. 경제를 전공하는 대학 1학년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당신에게 미국 국민이 그의 관세를 지불하고 있다고 말해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달 이들 관세에 대한 수년 간의 심사 결과가 공개된 이후 바이든 정부는 관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은 수입품에 대한 세율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 중에는 중국산 전기차와 반도체 등이 포함됐다.
바이든이 유지한 관세(중국이 아닌 미국 수입업자가 지불)에는 약 3000억 달러 규모의 상품이 포함된다. 그는 향후 2년 내에 약 180억 달러 규모의 상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으로 인한 공급망 문제도 인플레이션 심화의 원인이다. 하지만 신발∙의류 무역 단체는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가격 상승의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중국산 신발이 미국 항구에 도착하면 신발 소매상 디어스택(Deer Stags) 같은 미국 수입업체들이 관세를 지불한다. 릭 무스카트 사장은 디어스택은 1980년대부터 중국에서 대부분의 신발류를 수입해 왔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관세가 발효된 직후 일부 미국 업체들은 다른 나라에서 새로운 제조업체를 찾기 시작했다. 의류∙신발 무역 단체를 위해 작성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전체 신발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53%에서 2022년 40%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무스카트 사장은 공급업체를 바꾸지 않았다. 그는 "중국인들은 매우 효율적으로 일하므로 더 낮은 가격으로 더 좋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며 "미국 소비자들은 이 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주리주에 본사를 둔 미국 모자 제조 업체 사장도 관세 때문에 가격을 올렸다면서 트럼프 재임 중 무역전쟁이 시작되기 전 미국 모자 제조 업체의 제품은 대부분 중국에서 다이렉트로 수입했다고 했다. 그는 관세가 발효되자 마자 일부 중국 제조업체들은 미국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다른 나라로 옮겨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수입 모자 중 일부를 베트남과 방글라데시에서 제작하고 있지만 중국에서 수입하는 것에 비해 싸지는 않다면서 "사실상 생산을 분산시켜 미국 소비자에게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입힌 것이 관세의 유일한 역할"이라고 꼬집었다.
네이트 허먼 미국의류신발협회(AAFA)의 정책담당 수석부사장은 이러한 관세가 "지난 몇 년 간 우리가 목격했던 인플레이션을 심화시켰다. 물론 공급망 가격과 같은 다른 요인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원래 디플레이션 업종이었는데 대중 관세가 발효되자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맷 프리스트 미국신발유통소매협회(FDRA) 회장 겸 CEO는 관세와 미국인들이 지불하는 신발 가격 사이에는 '명백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