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縣) 지역 소비 시장의 활력이 곳곳에서 꿈틀대고 있다. '현성(縣城∙현소재지) 관광'이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고 서비스 소매 경영주체 수가 현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오는 2030년까지 중국 개인 소비 증가의 66% 이상이 하침시장(下沉市場, 중국 3∙4선 도시 및 농촌 지역)에서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현 지역 시장이 소비 성장을 이끄는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거대한 인구 기반,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 및 신업종∙신모델의 빠른 확산 등을 꼽는다.
중국 국가통계국 데이터에 따르면 현 지역 상업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구축됨에 따라 현∙향(鄉) 시장의 판매 규모가 꾸준히 확대됐다. 지난 7월 진(鎮)지역과 향촌 지역의 현∙향 소비재 소매판매액이 사회 소비재 소매판매 총액의 38.9%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통계는 현 지역 소비 시장의 활력에 힘입은 바 크다. 올여름 휴가철 관광 성수기를 맞아 하침시장의 여행지가 날로 인기를 끌었다. 메이퇀(美團)이 최근 발표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여름 휴가철에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로 윈난(雲南)성 다리(大理), 푸젠(福建)성 핑탄(平潭), 산둥(山東)성 룽청(榮成), 간쑤(甘肅)성 둔황(敦煌) 등이 꼽혔다.
유동 인구의 증가는 요식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메이퇀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스타벅스, 쿠디(庫迪∙COTTI COFFEE) 등 여러 브랜드의 현 지역 커피 배달 주문량이 97% 증가했으며 매장 수는 159% 늘었다. 하이디라오(海底撈)는 3선 이하 도시 매장 수가 전체의 3분의 1을 넘어서 하침시장의 고객 수가 뚜렷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현 지역 서비스 소매 경영주체 수도 확대됐다. 메이퇀 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현 지역 경제 발전에 힘입어 서비스 소매 경영주체 수가 현저하게 늘었으며 현지 생활·여가 관련 매장 수도 비교적 빠르게 늘었다. 올 2분기 현 지역에서 새로 개업한 요식, 문화·오락, 생활·여가 매장 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6%, 27%, 58% 증가했다.
내구 소비재 역시 농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관련 플랫폼의 통계에 따르면 현 지역의 소비가 업그레이드됨에 따라 스마트화∙개성화 가전제품의 판매량이 현성 시장에서 꾸준하게 늘고 있다. 현∙진 시장에 진출한 가전제품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쑤닝이거우(蘇寧易購)의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가전제품의 이구환신(以舊換新·중고 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환 시 제공되는 혜택)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92% 급증했다. 그중 빌트인 냉장고 판매는 183%, 공기청정기 기능을 갖춘 에어컨은 136%, 85인치 대형 TV는 58% 증가했다.
중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현 지역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현 지역 소비는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모바일·인터넷 리서치업체 퀘스트모바일(QuestMobile)의 통계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3선 이하 도시를 포함한 하침시장 인터넷 사용자 수는 6억4천700만 명에 달해 전체의 52.6%를 점했다.
수입 측면에서 보더라도 현 지역의 잠재력은 크다. 국가통계국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농촌 주민의 1인당 가처분소득은 1만1천272위안(약 213만원)으로 실질 증가율은 6.6%에 달했다. 이는 도시 주민 소득 증가율보다 2.1%포인트 높은 수치다.
싸이디(賽迪∙CCID)팡뤠(方略)현역경제연구센터가 최근 발표한 '2024 중국 현역 경제 고품질 발전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현 지역 사회 소비재 소매판매 총액은 전체의 46.3%를 차지했다.
궈춘리(郭春麗)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경제연구소 소장은 소비 단계의 업그레이드로 새로운 잠재력이 쏟아지고 3∙4선 도시 및 현∙향 지역의 소비가 눈에 띄게 증가한 데다 서비스 소비, 온라인 소비, 중고급 소비도 하침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향후 현∙향 시장이 새로운 소비의 성장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