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날 중국의 경제적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제20기 3중전회(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가 폐막한 지 약 2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중국이 앞으로 어떻게 국가 경제를 이끌어 나갈지에 대해 전 세계는 주목하고 있으며, 각국의 다양한 언론들은 이번 3중전회 발표 내용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실 대다수 한국인들에게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라는 단어는 많이 낯설다. 이 어휘를 언론에서 여러 번 접했더라도 이를 이해하는 데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 중국공산당의 최고 지도기관은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와 대회에서 선출된 중앙위원회이다.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는 5년에 한 번,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는 1년에 한 번 이상 개최된다. 그중 3중전회는 일반적으로 중국 경제 발전과 개혁에 중점을 둔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번 3중전회는 미래의 중국 경제 정책과 경제 발전 방향을 중점적으로 발표하였다. 3중 전회가 끝난 후 세계 여러 나라는 "복잡한 국제 환경과 험난한 국내 개혁 발전 과제에 온중구진(穩中求進:안정 속에서 발전 추구) 기조를 유지하며, 5위1체(五位一体:경제·정치·문화·사회·생태 건설 통합)를 추진하는 한편 4개전면(四個全面:전면적인 사회주의 현대국가 건설·전면적인 개혁 심화·전면적인 법치국가 건설·전면적인 당 건설을 추진한다)의 방향을 향해 추진해 갈 것" 등의 내용이 담긴 결정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제20기 3중전회를 해석하고 이해해야 할까? 본고는 왜 이러한 정책들이 발표되고 제시되었는지 그 원인과 배경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위의 결정문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중국은 현재 "복잡한 국제 환경과 험난한 국내 개혁 발전 과제"를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 환경이 얼마나 또 어떻게 복잡하고, 중국 내 개혁이 왜 필요한지를 쉽게 이해한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조금 어려운 일이다. 현재의 국제 상황을 보자면, 여러 서방 국가들이 디리스킹(de-risking)을 주장하며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것을 표명하고 있고, 공급망의 다변화를 제창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중국 상품에 대대적인 관세를 부과하여 중국 상품의 해외 수출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중국이 온중구진, 5위1체, 4개전면 등의 방식으로 이들 문제를 해결한 후 경제 발전을 이끌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또 하나의 궁금점이 생기는데, 중국은 대체 왜 이러한 방식으로 경제 발전을 이끌 것이냐는 점이다. 이번 3중전회가 열리기 약 3주 전에 개최되었던 하계 다보스 포럼에서 중국 경제는 앞으로 고본배원(固本培元)의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발표되었다. 고본배원은 중국 전통 철학적 사상으로, 특히 중의학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중국은 코로나19가 유발한 경제적 손상이라는 병을 서서히 회복하고 있는데, 이렇게 병세가 점점 호전되는 상황에서는 체력을 천천히 다지고 원기를 점진적으로 회복하는 '고본배원'의 방식으로 치료를 받아야지, 단기적·자극적인 경기 부양책 등의 맹렬한 약(猛藥)으로 급격한 치료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발표되었던 것이다. 이와 유사한 경제 정책 방향이 제20기 3중전회에서도 다시 한 번 강조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회의에서 나타난 핵심 키워드를 통해 우리는 이번 3중전회를 더욱 정확히 해석할 수 있다. 핵심 키워드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풀어서 말한다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진일보한 전면적 개혁 심화와 중국식 현대화 추진에 관한 중공중앙의 결정> 심의가 통과되었고, 앞으로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둘째, 제 20기 3중전회 개혁 임무를 신중국 건국 80주년인 2029년까지 마칠 것이며, 이를 기반으로 2035년에 더 높은 수준의 사회주의 시장 경제 체제를 구축할 것이다. 셋째, 지역 여건에 따라 '새로운 질적 생산력(新質生産力)' 시스템과 메커니즘 개선, 실물 경제와 디지털 경제 융합, 서비스업 시스템 개선, 현대화 인프라 구축, 산업망과 공급망 안정 추구 등 중국식 현대화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정책을 도입할 것이다. 넷째, 올해 양회에서 제시된 연간 경제 및 사회 발전 목표를 반드시 달성할 것이다. 다섯째, 지금부터 15차 5개년 계획(2026년-2030년)을 준비할 것이다. 여섯째, 재무 세제 및 금융 시스템 개혁을 심화할 것이며 지역 조화 발전 전략 메커니즘을 개선할 것이다. 일곱째, 부동산 침체와 지방 부채, 중국 내 여러 중소형 금융기관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정책을 펼칠 것이다.
전 세계 생산 공장의 역할을 담당했었던 중국의 주요 산업은 저부가가치 산업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중국은 전 세계 수출의 중심으로 서서히 변모하고 있으며, 주요 산업 또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의 전기차, 리튬배터리, 태양광제품, 이 3가지 친환경 품목은 '신삼양(新三样)'이라 불리며 현재 전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이렇게 고공 행진을 이어 가며 나날이 발전하던 중국의 고부가가치 산업은 앞서 언급했던 복잡한 글로벌 환경을 맞닥뜨리게 되었고, 이로 인해 독자적으로 원천 기술을 확보하여 발전해야 하는 새로운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번 3중전회는 이러한 대외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새로운 질적 생산력과 기술 혁신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최근 중국은 금리 인하 등의 조치로 부동산 시장의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촉진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중소형 금융기관들의 통합 등을 통한 중소형 은행의 리스크 감소 방안을 찾고 있고 지방 정부의 재정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렇게 특별한 대내적 상황 때문에 이번 3중전회에서 중앙 정부가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경제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표명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개혁개방(改革開放)'이 천명되었던 1978년 제11기 3중전회, '사회주의 경제 체제'가 공식화된 1993년 제14기 3중전회 등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역사적으로 중국공산당은 3중전회를 통해 국가의 다음 단계 경제 방향을 새롭게 설정하였고, 전 세계를 주목하게 만들었다. 2024년 제20기 3중전회는 사회 안정성과 지속 가능 성장을 추구하는 시스템을 기반으로 중국이 현재 맞이한 국내외적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를 제시하였고, 14억 중국 인민들은 향후 이러한 발전 이념에 따라 중국의 부흥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 중국식 현대화가 전 세계의 발전에 끼칠 긍정적인 영향력과 파급력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글: 김도영[한국], 베이징 어언대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