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핑 축제인 '솽스이(雙十一·11월 11일)'를 앞두고 택배 물량이 폭증하고 있다.
'쏟아지는' 택배 물량으로 택배기사의 배송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 1일부터 시행된 '택배시장 관리 방법'은 택배 회사가 고객의 동의 없이 택배 수령 확인을 대리하거나 무단으로 택배를 스마트 택배보관함 등 배송 서비스 시설에 보관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새 규정이 시행됨에 따라 택배기사의 문 앞 배송이 증가하게 되면서 얼마 전까지 거리 곳곳에서 인기를 끌었던 스마트 택배보관함이 점차 '외면'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가 나온다.
스마트 택배보관함은 택배 배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다. 지난 2010년 중국 국가우정국은 중국 최초로 스마트 택배보관함을 설치했다. 2014년 스마트 택배보관함 설치 대수는 1만5천 세트, 2015년에는 6만 세트로 증가한 뒤 2019년에는 40만 세트를 넘어섰다. 5년 평균 복합 성장률은 93%에 달한다.
다수의 스마트 택배보관함 운영 회사는 최근 수년간 철거하는 택배보관함이 점차 늘고 있지만 새로운 택배 관련 규정의 영향은 부차적일 뿐 ▷줄어든 사용 빈도 ▷보관함 관리 비용 추가 발생 ▷택배기사와 수령인의 사용 의지 감소라는 세 가지 원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진단한다.
택배기사들은 새 규정 시행 이후 집 앞까지 배달하거나 택배 거점센터에 맡기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스마트 택배보관함과 비교해 최근 등장한 택배 거점센터는 배송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대중들에게 더 '친근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평가다. 실례로 중국 스마트 물류 플랫폼인 차이냐오(菜鳥)그룹은 17만 개 넘는 택배 거점센터를 운영하며 하루 평균 8천만 건 이상의 택배를 처리하고 있다.
택배기사들은 택배 거점센터가 기사에게 부과하는 수수료가 낮은 데다 대리 수령 절차가 매우 간단하다고 설명했다. 택배기사가 동일 지역 내의 택배를 미리 모아 해당 지역의 택배 거점센터로 배송하면 스마트 택배보관함과 달리 기사들이 택배 정보를 일일이 스캔할 필요도,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도 없이 짧은 시간 내에 대량의 택배를 처리할 수 있다. 게다가 거점센터는 수령인에게 초과 보관 요금을 부과하지 않아 시민들 사이에서도 호평받고 있다.
쉬쥔쥔(徐君君) 위안퉁(圓通·YTO) 발전연구센터 부주임은 스마트 택배보관함 사용이 어려운 고령층이 거점센터를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또한 택배를 한곳에 모아 일괄 배달하는 방식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때문에 소비자는 온라인 쇼핑 시 상세 주소를 작성할 필요 없이 가장 가까운 거점센터를 수령지로 선택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소비자의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택배보관함 시장점유율 상위에 있는 펑차오(豐巢)회사는 지난 5월 31일 기준 펑차오 택배보관함 수가 33만200대로 지난해보다 1만5천 대 늘어났다며 택배 신규 규정 시행 이후에도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쉬항(許航) 펑차오회사 시장운영부 선임 매니저는 일부 택배함 철거 현상은 빅데이터 시스템 분석에 기반해 택배함 배치를 최적화한 결과라며 사용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5월 31일 기준, 올해 펑차오 택배함을 통해 배달된 택배 건수는 27억6천만 건으로 중국 31개 성급 도시와 약 20만9천 개의 지역 사회를 커버하고 있다.
쉬 매니저는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를 고려할 때 택배함과 택배 거점센터는 배달 문제 해결에 각각의 장단점이 있어 단순히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가우정국에 따르면 올 3월 1일 택배 신규 규정이 시행된 이후 3~9월 보관함 배송률(스마트 택배보관함을 이용해 배달된 택배 수가 전체 택배 배송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2월 두 달과 비교해 눈에 띄는 변동 없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