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의 린샤오쥔 선수가 금·은·동메달 각각 1개씩을 따내며 자신의 첫 동계 아시안게임의 여정을 마쳤다. 그에게 이번 하얼빈 대회는 아쉬움은 남지만 그래도 수확을 얻은 대회였다.
동계 아시안게임 전, 린샤오쥔은 이번 대회 최대 목표는 계주 종목에서 금메달 2개를 따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지만 예상치 못한 실수로 그 꿈은 이루지 못했다.
지난 8일 열린 2000미터 혼성계주 종목에서 중국 대표팀은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첫 금메달을 기대했다. 투지로 가득찬 중국 대표팀은 경기 막바지까지 선두를 유지했지만 2바퀴 남겨둔 상황에서 마지막 주자인 린샤오쥔의 스케이트날이 트랙 마커에 부딪히며 넘어지는 바람에 중국팀은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8일, 2000미터 혼성계주 종목에서 넘어진 린샤오쥔 선수(왼쪽) [사진 출처: 신화사]
인터뷰에서 린샤오쥔은 "이번 경기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제 실수로 금메달을 놓치게 되었다. 코치님과 팀닥터,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면서 자신이 넘어지는 바람에 중국팀이 동계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반면 같은 날 남자 500미터 결승전에서 린샤오쥔은 막판 스퍼트를 내며 경쟁자를 따돌리고 가장 먼저 종점에 들어왔다. 우승 후 린샤오쥔은 코치인 장징과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다. 쇼트트랙 경기장에서 주목받는 선수인 린샤오쥔은 스타로서의 아우라와 개최국에서의 도전, 첫 경기에서의 낭패 등 여러 불리한 상황에서의 압박을 이겨내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8일, 500미터 결승전에서 가장 먼저 종점에 들어온 린샤오쥔 선수(왼쪽) [사진 출처: 신화사]
8일, 500미터 결승전에서 우승 이후 코치와 경축하는 린샤오쥔 선수 [사진 출처: 신화사]
이어진 5000미터 남자계주 결승전 막판 스퍼트 구간에서 원래 선두를 달리던 린샤오쥔은 한국 선수의 팔에 부딪히며 넘어졌지만 최종적으로 한국팀의 반칙이 인정되면서 중국팀은 동메달을 따게 됐다. 한국팀의 방해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린샤오쥔은 여전히 자신의 마지막 순간 실수로 인해 한국 선수에게 추월당했다고 생각했다. 그는 "만약 그 실수가 없었더라면 우리가 1등을 할 수 있지 않았나"라고 아쉬워했다.
린샤오쥔은 인터뷰 도중 가장 큰 소원은 중국팀을 위해 더 많은 금메달을 따는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2022년부터 중국 국가대표팀에 소속되어 경기를 치르면서 린샤오쥔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2024년 '월드투어'로 개명)과 ISU 세계선수권대회 등 여러 국제 대회에서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이번 동계 아시안게임은 아쉬움은 남지만 린샤오쥔은 단거리와 장거리, 계주 종목에서 모두 메달을 거머쥐면서 중국 쇼트트랙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빙설 스포츠 보급에 대해 린샤오쥔이 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그는 "농구나 축구 같은 프로 스포츠에 비해 쇼트트랙의 인기가 덜 한 것 같아서 제가 선수로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쇼트트랙을 알리기 위해 노력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또 "'3억 인구의 빙설 스포츠 참여'와 같은 정책은 빙설 스포츠의 발전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은퇴를 하더라도 쇼트트랙 저변 확대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