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테크기업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하면서 외자(外資∙외국 자본) 금융기관의 관심이 중국 시장으로 쏠리고 있다. 최근 골드만삭스와 도이체방크, HSBC,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은 중국 과학기술 산업의 발전 전망을 낙관하며 중국 시장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중국 AI 기업 딥시크(DeepSeek)가 급속도로 부상함에 따라 해외 증시에 상장된 중국 테크주(기술주)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중국 지수에 대한 초과배정옵션(그린슈) 등급을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하고, 올해 해당 지수의 상승률 전망치를 14%로 예측했다.
도이체방크도 마찬가지로 중국 시장에 대한 낙관론을 내놓았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은 올해 중국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경쟁력 우위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의 획기적인 혁신력이 산업 경쟁 구도를 재편하고 있는 만큼 '차이나 디스카운트'(중국 주식 저평가)가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픈소스 기반 LLM(대규모 언어모델) 딥시크-R1의 등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재인식하고 중국 자산을 재평가하는 열기에 불을 지폈다.
낙관할 뿐만 아니라 이미 행동에 나선 외자 기관도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Fidelity Investment)의 Taosha Wang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피델리티 인터내셔널(Fidelity International)이 중국 주식 보유량을 늘리며 그린슈를 행사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와 동시에 외자 기관의 A주 테크기업에 대한 리서치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올해 들어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UBS, JP모건체이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모건스탠리 등 외자 기관들이 A주 상장사 리서치 명단에 빈번히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관은 AI, 신에너지, 첨단 제조, 헬스케어 등 신흥 산업의 발전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업계는 외자 기관이 중국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발표하고 주식을 대량 매입하는 배후에는 탄탄한 논리적 뒷받침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중국 자산의 평가 우위가 뚜렷하다는 점을 중요한 이유로 꼽았다.
자본 시장 및 기술 혁신을 지원하는 일련의 정책들이 지속적으로 힘을 발휘한 것이 중국 시장에 대한 외자 기관의 자신감을 크게 높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과학기술 16조', '과창판 8조', '인수합병 6조' 등의 정책 문건을 잇따라 발표하고 시행해 테크기업의 혁신적 발전을 지원했다. 핵심 기술 돌파 분야에 있는 ‘하드 테크놀로지’ 기업들이 잇따라 A주 시장에 상장해 기술 돌파 및 비약적인 발전을 실현했다.
전문가는 현재 중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회복∙호전되고 새로운 질적 생산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기존 정책의 빠른 이행과 패키지 증량 정책이 추진되면서 자본 시장이 테크기업에 집중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의 과학기술 혁신 잠재력이 빠르게 분출되면서 과학기술력이 더욱 두드러지면 중국 자산에 대한 중시가 점점 더 많은 외자 금융기관의 공감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