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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시장 그 이상을 여는 중국, 함께 기회를 만드는 한국

중국망  |   송고시간:2025-04-15 11:07: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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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망 | 2025-04-15

지난 3월 2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글로벌 외자 기업의 최고경영자들과 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한국 SK하이닉스의 곽노정 사장을 비롯해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등 세계 주요국의 대표적인 기업 리더들이 참석했다. 시 주석은 중국의 고수준 대외 개방 기조를 재확인하고, 외자 기업들의 기여에 깊은 감사를 표하며, 향후 외국 기업의 권익 보호와 제도적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보호주의 확산 속에서 안정적인 파트너를 찾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게 분명한 신호가 된다. 특히 중국 정부가 외자 기업을 단순한 투자자가 아닌 중국식 현대화의 동반자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은 한국 기업들에게 중요한 의미로 다가온다.

중국은 지난 수십 년간 빠른 경제 성장과 사회 안정이라는 두 가지 성과를 동시에 달성해 왔다. 이러한 발전의 배경에는 내외부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으며, 외자 기업의 참여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 기업들도 오랜 시간 중국 내 여러 산업 분야에서 활동해 왔으며, 이러한 경험은 향후 양국 간 경제 협력을 더욱 내실 있게 이어가는 데에 긍정적인 기반이 될 수 있다.

중국은 현재 '제도형 개방(制度形型開放)'을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시장을 여는 데 그치지 않고, 규칙·규제·관리·기준 등 제도적 측면에서의 국제적 정합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는 외국 기업이 체감하는 불확실성을 낮추고, 실질적인 경영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실제로 시 주석은 외자 기업의 ‘합법적 권익’을 법에 따라 보호하겠다고 명확히 밝혔고, 외국 기업들이 내국민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했다. 이는 과거 일부 한국 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겪었던 제도적 애로에 대한 직접적인 해소 의지로 읽힌다.

또한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소비 시장이며,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중산층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이러한 '구조적 강점'은 한국 기업이 장기적으로 주목해야 할 요소다. 단기적인 수출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중국 현지 소비자 중심의 브랜드 전략, 공동 기술 개발, 친환경 생산 모델 도입 등을 고민할 시점이다. 중국은 이미 디지털화·녹색화·지능화를 핵심 산업 전략으로 설정했으며, 이는 첨단 기술과 지속 가능 경영을 강점으로 하는 한국 기업에 매우 유리한 환경이다.

더불어, 중국은 글로벌 무역 체계의 일원으로서 다자주의를 지지하고 있으며, 외자 기업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세계 경제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경제 협력이 정치적 변동에 의해 좌우되지 않기를 바라는 한국 기업들의 입장과도 일치한다.

이번 회견에서는 시 주석의 발언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의 반응도 주목할 만하다. 참석한 각국 CEO들은 중국이 전면적인 개혁 심화와 고수준의 대외 개방 확대를 통해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었으며, 이는 감탄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제조(中國製造)'에서 '신질 생산력(新質生産力)'으로 전환 과정에서 중국은 과학기술 혁신을 통해 산업 전환과 업그레이드를 지원한다는 것은, 기술 중심의 한국 기업이 중국과 함께 갈 여지가 충분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국은 단지 자본이 몰리는 시장이 아니다. 안정적인 정치, 사회 시스템, 견고한 산업 인프라, 그리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국가 전략이 정교하게 맞물려 있는 기회의 공간이다. 그리고 현재 한국은 세계적 경제 강국으로서,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또한 세계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두 나라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경제 협력의 지평을 넓혀간다면, 동북아는 물론 세계 경제에 안정과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중국 정부는 향후 외자 유치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하겠다고 분명히 했다. 한국 기업들 역시 단기적인 정치 외교 이슈를 넘어서, '장기적 전략'과 '실질적 협력 가능성'을 중시해야 한다. 특히 중국의 개방 확대 정책은 단순히 외국 자본을 받겠다는 수준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고 산업 생태계를 고도화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한국 기업이 기술력, 브랜드, 혁신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때다.

오늘날 세계는 공급망 재편, 무역 갈등, 기술 패권 경쟁 등 복합적인 위기에 놓여 있다. 이런 시대일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할 수 있는 협력 파트너와의 안정적인 연결이다. 중국은 이번 회견을 통해 명확한 개방 의지를 재확인했고, 정책의 연속성과 예측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한국 기업이 이러한 환경을 단기적 위험이 아닌, 중장기적인 협력 기회로 바라볼 수 있는 가이다. 즉, 지금이야말로 중국 시장을 다시 들여다보고, 미래 전략을 재정비할 적기라는 뜻이다.

한국과 중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산업 구조상 상호 보완적인 부분이 많다. 전통 제조업부터 첨단 ICT 분야까지 협력의 여지는 여전히 넓으며, 특히 탄소중립, AI, 바이오 산업 등 미래 산업에서 공동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가 적지 않다. 이처럼 협력의 여지는 과거보다 오히려 지금이 더 넓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제도적 개방은 단순히 외국 기업에게 시장의 문을 열어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상호 성장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시스템적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며, 세계와 함께 걷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담은 '구조적 제안'이다. 오늘의 한국 기업에게 필요한 것은 리스크를 회피하는 자세가 아니라, 불확실성 속에서 가능성을 포착하는 통찰력이다. 그리고 지금, 중국은 그 가능성의 문을 다시금 열고 있다.

글: 김도영[한국], 베이징어언대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