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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중앙경제공작회의로 본 중국의 경제전략과 한국의 선택

중국망  |   송고시간:2025-12-16 10:54: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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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망 | 2025-12-16

지난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는 연례적인 경제 점검을 넘어, 불확실한 국제환경 속에서 중국이 외부 도전을 어떻게 관리하고 체제 안정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는지를 비교적 분명히 보여준 중요한 회의였다. 

이번 회의의 핵심 메시지는 '내수 중심·재정 주도·기술 자립을 통해 성장을 지킨다'는 것으로 읽힌다. 이는 제15차 5개년 규획을 염두에 둔 중장기 전략이자, 급변하는 국제통상 질서를 고려해 심사숙고 끝에 내린 당 중앙의 현실적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이번 회의에서 지적된 8개 내년도 경제 업무 가운데 '내수 주도 견지, 강대한 국내 시장 건설'이 첫 번째 중점 과제로 꼽혔고 또 '강한 공급과 약한 수요의 모순이 두드러진다'는 표현이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대목은 중국 지도부가 내수 확대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봤을 때 필자는 중국이 통상 분야에서 일방적인 수출 확대에서 벗어나 '수입과 수출의 동시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본다. 이를 통해 수입 시장 확대 의지를 부각하여 중국이 여전히 개방경제의 책임 있는 행위자임을 보여줄 것이다. 또한 이는 중국 내 과잉공급과 무역흑자를 둘러싼 국제적 비판을 완화하고, 통상 마찰의 정치적 부담을 덜 수도 있다.

또한 기술 혁신이 향후 한동안 중국이 장기적으로 고수할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내수 확대는 단순한 소비 진작이 아니라, 국가 주도의 산업 고도화와 기술 자립을 지속하기 위한 정치경제적 기반 강화다. 다시 말해서 사회적 완충 장치를 통해 첨단 제조와 전략적 신흥 산업에 대한 장기 투자를 정당화하고, 대외 기술 봉쇄에 대한 대응 능력을 구조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다.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비교적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성장률 제고 자체보다는 대외 충격을 흡수하며 고용·금융·사회 안정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판단에 가깝다. 이러한 정책 조합은 주변국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한국의 경우 관련 동향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이번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어떻게 해석하고 평가해야 할까. 이번 중앙경제공작회의에 대한 당 중앙의 정책 흐름을 종합해보면 한국의 선택지는 비교적 분명하다. 우선 산업·품목 영역별로 차별화된 접근 전략을 마련해야 하고 나아가 대중 경제관계를 단순한 수출 확대의 관점에서 벗어나, 공급망 안정과 규범·표준 대응, 서비스 및 비경제 분야 협력을 결합한 패키지 전략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이번 중앙경제공작회의는 불확실한 국제통상 질서 속에서 중국경제의 안정과 발전을 동시에 관리하려는 현실적 선택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역시 중국에 대한 감정적 대응이나 비현실적인 선악 이분법을 초월하여 변화하고 있는 중국의 대외경제전략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조건부·선별적 연계를 기반으로 한 보다 실용적이고 정교한 대중국 협력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글: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