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양회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충돌 장기화,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발발,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 대중국 견제 등 글로벌 정치·경제 불안정 요인이 격화되는 가운데 개최되었다. 2025년, 글로벌 정치·경제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중국은 목표했던 경제성장률 5%를 달성하며, 제14차 5개년 규획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였다. 또한, 중국은 수년간 안정적으로 5% 성장을 유지하면서 세계경제 성장에 대한 기여도가 매년 30%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세계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떠받치는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26년은 제15차 5개년 규획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해로, 이번 양회에서는 이전과 차별화된 정책 방향을 엿볼 수 있었다. 중국은 제14차 5개년 규획 기간 내 기존 산업에서 선진국 기술을 추격하는 캐치-업에 기반한 공급측 구조개혁에 집중했다면, 제15차 5개년 규획에서는 미래 산업에 대한 혁신을 기반으로 고품질 발전을 추진하여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였다. 특히, 이번 양회에서 발표된 정부업무보고는 2026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4.5~5%로 제시했는데, 이는 글로벌 불안정성이 만연한 상황에서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과 안정적 성장을 중시하는 정책적 의지를 반영한 수치라고 할 수 있겠다.
지출 측면에서 볼 때, 중국경제를 끌어가는 핵심 축인 내수 소비와 기업 투자 부진을 타개하려는 의지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소비 영역에서는 기존 제조업 중심 소비에서 서비스업 소비까지 확대하려는 방향성을 제시하였고, 투자 영역에서는 제조업 외에도 서비스업 투자 확대와 개방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이 외에, 정부지출 영역에서는 제조업 노후 제품 교체를 위한 보조금 지원과 내수 진작을 위한 기금 확보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였고, 일반공공예산 지출을 30조 위안 이상 확대하여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견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생산 측면에서 볼 때, 기존 전통산업의 질적 고도화를 추진하면서 반도체·우주산업·바이오의학 등 신흥 지주 산업을 적극 육성하여 비교우위를 확보하겠다는 내용 외, 양자역학, 체화지능(Embodied Intelligence),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등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연구를 강화하여 선진국과의 경쟁을 초월한 비교우위를 확보하려는 의지를 피력한 점을 특히 주목할 만하다. 과거 중국은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 등 산업에 과감하고 지속적인 자본·기술 투자를 추진하여 신흥산업과 시장을 창출해낸 경험이 있다. 이번 양회에서도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 영역(新赛道)을 발굴해 선점하자는 내용을 강조하였는데, 이는 중국이 과거 선진국 기술을 캐치-업하는 수준을 넘어 미래 산업과 시장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하여 이를 선점하려는 발전 전략으로 볼 수 있겠다.
중국정부는 인공지능에 기반한 디지털 경제 생태계 구축을 미래 산업 경쟁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미래 산업에서의 비교우위 확보를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가 중요한데, 이번 정부업무보고에서는 '신(新) 인프라 투자'라는 개념을 언급하면서 인공지능 컴퓨팅 인프라 구축을 특히 강조하였다. 즉, 인공지능 컴퓨팅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구축하여 데이터 처리, 산업 디지털화 등 중국 인공지능 산업 발전에 필요한 인프라 환경을 제공하고, 향후 글로벌 디지털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볼 수 있겠다. 과거 중국정부는 철도 인프라, IT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해 빠른 경제성장률을 구가하였는데, 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가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양회에서는 중국이 단순히 선진국을 추격하던 '추격자'에서 벗어나, 미래 산업과 시장에 대한 방향 수립과 비교우위 육성을 통해 장기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의 내실을 다지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2007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수많은 대내외적 위기에 직면하면서도 중국경제는 중국정부의 거버넌스 하에 단계적으로 목표한 방향에 따라 공급측 구조 개혁에서 새로운 질적 생산력 육성, 고품질 발전으로 일관적이고 체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불안정을 극복하면서 제15차 5개년 규획에서 수립한 목표를 완성하고 도약하는 중국을 기대해 본다.
글: 강호구, 한중경제사회연구소 소장, 중앙대학교GSIS/영남대PSPS 객원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