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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중국 '15·5 규획'이 바꿀 향후 5년, 한·중협력은 더욱 중요하다

중국망  |   송고시간:2026-03-17 09:26: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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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망 | 2026-03-17

한국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교수 이상만

최근 중국 경제 전략은 기술혁신과 시장과 정부의 결합을 통한 발전 전략 그리고 민생회복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새로운 국면 전환을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중국 내부 경제 구조의 조정에 그치지 않고, 동아시아 경제 질서와 글로벌 공급망 구조, 나아가 한중 간 협력과 경쟁의 구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 양회에서 제시된 정책 방향은 향후 중국 경제의 중장기 전략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이다.

이번 2026년 양회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발표한 정부업무보고는 향후 중국 경제 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문건이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 성장 목표를 4.5%~5%로 제시하며 안정적 성장과 구조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도시 신규 고용 확대와 내수 확대 등 민생회복을 중시하는 사회안전망 구축은 물론 중국의 미래를 위한 초석을 다지는 산업 구조의 고도화를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러한 정책 방향은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제15차 5개년 규획('15·5 규획')의 정책 기조를 미리 보여주는 청사진이기도 하다. 이번 양회에서 나타난 정책 논의는 크게 네 가지 방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안정적 경제 성장과 구조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는 거시경제 관리. 둘째, 인공지능·반도체·첨단 제조·신에너지 산업 등을 중심으로 한 '신질생산력(新質生産力)' 기반 기술혁신. 셋째, 소비 확대와 서비스 산업 발전을 통해 내수 중심 경제 구조 강화. 넷째, 전략 산업 육성과 공급망 안정 등을 중심으로 국가가 산업 정책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엿볼 수 있다.

특히 '15·5 규획'에서 나타나는 중국 경제 정책의 중요한 특징은 '시장 메커니즘'과 '국가 전략'의 결합이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시장 기능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글로벌 기술 경쟁과 공급망 재편이 심화되면서 전략 산업 육성과 경제 구조 전환 과정에서 국가의 역할이 다시 강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첨단 기술 산업 육성, 공급망 안정, 산업 정책 지원 등은 국가가 경제 구조 변화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정책 방식의 특징을 보여준다. 이는 시장 경제를 부정하기보다는 국가 전략과 시장 기능을 결합하여 경제 발전을 추진하려는 이른바 '시장과 정부의 결합을 통한 발전 전략'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러한 '15·5 규획'의 발전 전략은 향후 동아시아 경제 구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첨단 기술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 정책을 강화할 경우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신에너지 산업 등 전략 산업 분야에서 주변국과의 경쟁과 협력이 동시에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한국과 일본 등 기술 산업 기반을 구축한 국가들은 중국과의 산업 경쟁뿐 아니라 공급망 협력 구조 속에서 새로운 경제 관계를 형성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첨단 산업 중심 발전 전략과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한국 역시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핵심 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5·5 규획'이 가져올 중국 경제 전략의 변화는 단순히 중국 내부의 경제구조 변화만의 문제가 아니라, 향후 5년 동안 동아시아 산업 구조와 글로벌 공급망 질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와 같은 중국 경제 전략의 변화는 한국에도 중요한 정책적 함의를 갖는다. 올해 1월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2026년을 한중 관계 회복과 협력 재정비를 위한 해로 만들어 가는 데 뜻을 같이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미중 전략 경쟁과 지정학적 긴장이 심화되는 과정에서 다소 경색되었던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협력 기반을 복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은 중국 경제 전략의 방향을 정확히 이해하고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는 새로운 한중 경제 협력의 틀을 모색해야 한다. 향후 한중 관계는 단순한 교역 관계를 넘어 첨단 산업 협력과 공급망 협력이라는 보다 복합적인 구조 속에서 재정립될 가능성이 크다. '15·5 규획'을 단순한 중국 내부 정책으로 볼 것이 아니라 향후 동아시아 경제 질서 변화의 중요한 변수로 인식할 필요가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글: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