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향(書香)'이라는 말은 송(宋)나라 시 <술회차시주부(述懷次柴主簿)>에서 유래했다. 원래는 책 속에 끼워 둔 향초에서 나는 향기를 뜻했으나 오늘날에는 책 읽는 분위기를 나타내는 말로 쓰인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은 전 국민의 독서 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조치를 속속 내놓으며, 독서를 모두가 함께 누리는 생활의 즐거움이자 새로운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적 토대가 되도록 했다.

2025 남국서향절 및 제7회 선전 도서전에서 방대한 양의 도서가 전시됐다.
제안에서 국가 행동으로
2006년 당시 중국 신문출판총서 등 11개 부처가 <전 국민 독서 활동 전개에 관한 제안서(關於開展全民閱讀活動的倡議書)>를 공동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독서를 사랑하고, 좋은 책을 읽으며, 제대로 읽자'는 이념이 점차 중국의 수많은 가정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2014년에는 '전 국민 독서 장려'가 처음으로 정부업무보고에 포함되면서 전 국민 독서는 단순한 사회적 제안 수준에서 벗어나 국가 전략으로 공식 격상됐다. 이는 독서가 중국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전체 규획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그 후 10여 년 동안 전 국민 독서는 13차례 연속 정부업무보고에 포함됐으며, 표현의 강도 역시 '제창'하는 것에서 '대대적 추진', '심화 추진'으로 점차 강화되면서 정책의 차원이 계속 높아지고 전략적 역할도 더욱 분명해졌다.
최근 수년간에는 전 국민 독서를 위한 정책 체계도 한층 더 완비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 국민 독서 활동 주간'이 공식적으로 마련됐고 <전 국민 독서 촉진 조례>가 공포·시행됐으며 15차 5개년 규획에서는 '책 읽는 사회 건설 추진'을 목표 과제로 명확히 제시했다. 이러한 일련의 제도적 장치는 전 국민 독서가 국민 소양 향상과 문화 강국 건설을 위한 중요한 기반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정책 지침에 따라 각 지역도 관련 조치를 속속 내놓았다. 공공 문화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도시와 농촌의 독서 환경을 개선해 전 국민 독서를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다.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국민의 종합 독서율은 2012년 76.3%에서 2024년 82.1%로 상승했으며, 1인당 연간 독서량도 6.74권에서 8.31권으로 증가했다. 14억 명이 넘는 인구 대국에서 이런 미세한 수치 변화는 수백만, 더 나아가 수천만 명의 독서 생활이 크게 개선되었음을 의미하며 책을 읽기 시작하고 독서를 사랑하게 된 인구가 점점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장쑤(江蘇)성 타이저우(泰州)시 하이링(海陵)구에 있는 '빛의 사자(光明使者)' 사랑 나눔 쉼터, 택배 기사들이 '이동형 책 시장'에서 책을 고르고 있다.
다채로운 행사로 독서 분위기 활성화
전 국민 독서가 하나의 사회적 흐름으로 자리 잡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이 스며들 수 있었던 데에는 각지에서 활발하게 펼쳐지는 독서 행사의 공이 크다. 특색이 뚜렷한 여러 독서 행사에 힘입어 독서는 점차 하나의 사회적 트렌드가 되고 있다.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역 도서전 중 하나인 '남국서향절(南國書香節)'은 이미 광둥(廣東)성을 대표하는 문화 행사가 됐다. 2025년 남국서향절 행사장은 많은 인파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광저우(廣州)시 톈허(天河)구에 거주하는 왕멍(王夢)은 매년 자녀와 함께 도서전을 찾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좋은 책을 저렴하게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이가 자연스럽게 독서에 몰입할 수 있어서 일거양득이다. 행사에 다녀오면 아이가 항상 나를 붙잡고 빨리 책을 읽자고 하는데, 아이와 함께하는 이런 시간은 매우 소중하다." 직장인 리(李) 씨 역시 주말 시간을 활용해 일부러 도서전을 찾았다. "평소에는 일이 바빠 차분하게 책을 고를 시간이 거의 없다. 도서전에는 책 종류도 많고 작가들의 현장 강연도 있어서 마음에 드는 책을 사는 동시에 지식을 채울 수 있다. 이번엔 일부러 홍콩관을 다녀왔는데 집 근처에서 웨강아오 대만구(粵港澳大灣區,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의 다양한 독서 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서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다."
중국 최초로 한 달 내내 도시 전역에서 펼쳐지는 전 국민 독서 행사인 '선전(深圳) 독서의 달'은 선구적 안목과 국제적 교류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다. 매년 11월이 되면 도시 전체가 '독서 모드'로 전환된다. 행사는 중국 국내외 정상급 작가와 학자들이 참여해 지적 교류를 펼치는 것은 물론, 해외 우수 작품과 출판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소개해 중국과 해외 각국 문화가 상호 교류하고 학습하는 전문 플랫폼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디지털 독서, 몰입식 체험, 인공지능(AI)과의 상호 작용 등 새로운 형식을 적극 도입해 첨단 과학기술과 독서 문화를 긴밀하게 결합하고 있다. 많은 시민은 "'선전 독서의 달'은 단순히 책을 구매하고 읽는 행사가 아니라, 도시 전체가 함께하는 하나의 문화 축제 같다. 바쁜 도시 생활 속에서 잠시 속도를 늦추고 마음을 가라앉히며 책을 통해 정신적 안식처를 찾게 한다. '책을 사랑하고 좋은 책을 읽는 것'이 이 혁신 도시 선전의 가장 뚜렷하고 매력적인 정체성이 됐다"라고 말한다.
이런 대형 브랜드 행사 외에도, 지역 단위의 독서 행사 역시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다. 대중 친화적이고 인간미 넘치는 이러한 행사들은 독서를 일상 속 자연스러운 생활 방식으로 자리 잡게 했다. 장쑤(江蘇)성 장인(江陰)시 창장(長江)촌에서는 매월 1~2회 정기적으로 독서 모임이 열린다. 도서 목록은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선정되며 가정 교육, 농업 기술 등 주민들이 관심을 갖는 주제를 중심으로 교류가 이뤄진다. 닝샤(寧夏) 구위안(固原)에서는 여러 도서관이 이용자가 책을 고르면 도서관이 책을 구매하는 희망 도서 신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취약 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필요한 도서를 구매해 전달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3000권 이상의 도서가 전달됐으며,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동의 독서 능력 향상과 독서 습관 형성에 기여했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에서는 많은 커뮤니티가 문화 거점을 활용해 '독서+무형문화유산', '독서+수공예' 등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독서와 전통문화 체험을 결합해 주민들이 고전을 읽으면서 전지(剪紙) 공예, 전각(篆刻), 서예 등 전통 기예를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독서에 재미를 더하고 독서 문화가 주민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했다.

구이저우(貴州)성 첸둥난(黔東南) 먀오(苗)족·둥(侗)족자치주 룽장(榕江)현 도서관의 이동도서관 차량이 해당 현의 돤징룽(斷頸龍)촌을 찾아 독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단 한 명도 소외되지 않는 전 국민 독서
모든 계층이 독서의 혜택을 누리게 하는 것은 중국이 전 국민 독서 사업을 추진하는 핵심 이념이다. 지난 10여 년간 중국은 농촌 지역, 소수민족 거주 지역, 변방 지역, 저개발 지역에 대한 정책 지원과 자원 투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으며, 다양한 맞춤형 조치를 통해 독서 문화가 사회 곳곳에 스며들게 했다.
인프라가 취약하고 독서 콘텐츠와 유통망이 부족한 탓에 많은 농촌 주민은 한때 책을 접하기 어려운 문제를 겪어야 했다.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지방 정부는 적극적으로 나서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전방위적인 조치를 마련해 농촌 독서 환경의 취약성을 보완했다. 이 가운데 가장 널리 보급됐으며, 주민들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대표적인 독서 인프라가 바로 '농가 서재'다. 허난(河南)성 난양(南陽)시 네이샹(內鄉)현에는 여러 곳의 농가 서재가 조성되어 있으며, 서재마다 2000권 이상의 다양한 도서를 갖추고 있다. 또한 마을의 재배 농가와 양식 농가의 수요에 맞춰 최신 농업 기술 서적도 비치하고 있다. 이 지역 칭량먀오(清涼廟)촌 주민 천윈시(陳運喜)는 서재에서 배운 자두 가지치기와 생물학적 방제 기술을 활용해 과일 품질을 크게 향상했을 뿐만 아니라, 농약 비용까지 줄여 해마다 수확량이 증가하고 있다.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에서는 은퇴 교사와 귀향한 대학생들로 구성된 ‘독서 보급단’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주말이면 시 관할 마을의 농가 서재들은 독서 모임과 이야기 나눔 행사에 참여하려는 아이들로 북적인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을 위해 보급단의 자원봉사자들은 책을 들고 직접 찾아가 농촌 독서 서비스의 '마지막 1km'를 연결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점점 더 많은 농촌 주민이 독서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으며, 그 가운데 농촌을 지키며 독서 문화를 전파하는 사람들도 등장했다. '미광서원(微光书苑)'의 창립자 리추이리(李翠利)도 그중 한 명이다. 2008년, 마을 아이들의 문화생활을 풍부하게 하고 싶었던 그는 자신이 운영하던 작은 슈퍼마켓 한편에 공간을 마련하고 개인 소장 도서 200여 권을 비치해 마을 주민과 아이들에게 무료로 개방했다. 책방 설립 초기에는 책을 보거나 빌리러 오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그는 사탕이나 작은 선물을 나눠주는 방법으로 아이들을 끌어들여 천천히 아이들에게 독서하는 습관을 길러주었다. 18년 동안 이어온 '미광서원'은 현재 5000권이 넘는 장서를 갖췄고, 마을에서 가장 친근한 공공 공간이자 주민들의 독서 길잡이로 자리매김했다. 리 씨는 "사람마다 독서를 시작하는 계기는 다 다르다. 미광서원에서 집어 든 책 한 권이 독서의 세계로 발을 내딛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 최근 독서에 대한 정부 지원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사람이 독서의 세계로 들어와 좋은 독서 습관을 갖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소수민족 거주 지역은 고유한 문화적 기반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전 국민 독서를 추진할 때도 단순히 독서 수요를 충족하는 차원을 넘어 민족 문화의 보호와 계승까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중국은 소수민족 거주 지역에 이중언어 독서 콘텐츠 및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한어(漢語) 서적을 통해 시야를 넓히고 선진 지식과 기술을 학습하는 한편, 소수민족 언어로 된 도서를 통해 자신들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정신적 뿌리를 지킬 수 있다. 구이저우(貴州)성 첸둥난(黔東南) 먀오(苗)족·둥(侗)족 자치주에서는 각 마을의 농가 서재에 먀오족과 둥족 이중언어 도서를 비치하는 것은 물론, 학교와 커뮤니티에 이중언어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해 아이들이 이중언어 독서의 즐거움 속에서 성장하도록 했다. 카이리(凱里)시에 사는 먀오족 소녀 왕샤오화(王小花)는 올해 초등학교 4학년으로 마을에 있는 농가 서재에서 이중언어로 된 그림책을 읽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한어와 먀오어를 둘 다 읽을 수 있다. 독서를 통해 우리 먀오족의 전설을 더 많이 알게 됐고 교과서 밖의 과학 지식도 배웠다. 독서 덕분에 더 자신감이 생겼고 우리 민족 문화를 더 사랑하게 됐다." 쓰촨(四川)성 량(凉)산 이(彝)족 자치주 메이구(美姑)현에 사는 이족 소년 아무(阿木) 역시 독서를 통해 산 밖의 드넓은 세상을 알게 됐다. 아무는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책 속에 나오는 신기한 세상을 직접 보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아무처럼 독서를 통해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이 수없이 많다.
농촌과 소수민족 거주 지역에 비해 변방 지역은 면적이 넓고 인구가 분산되어 있어 책을 접할 기회와 독서 환경을 갖기가 훨씬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은 변방 지역에 '이동식 도서 차량', '초원 서재', '변방 서재' 등의 설립을 대대적으로 추진해 좋은 책과 다양한 읽을거리를 목축민과 변방 지역 주민의 집 앞까지 전달해 주고 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지역적 제약을 해소하고 변방 지역 주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독서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했다. 신장(新疆) 보얼타라(博爾塔拉)주 징허(精河)현 망딩(茫丁)향 베이디둥(北地東)촌에서는 2024년 9월 '신장 디지털 농가 서재' 플랫폼이 도입되면서 주민들의 독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마을 주민 러나구리 아이니(熱娜古麗·艾尼)는 "이제 휴대전화 속 '포켓 서재'만 열면 언제 어디서든 책을 읽고 들을 수 있어서 정말 편리하다"고 말했다. 해당 플랫폼은 노년층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와 조작 방식을 최적화했으며, 글을 읽지 못하는 노인도 오디오북 재생 버튼 위치만 기억하면 손쉽게 독서를 즐길 수 있다. 변방 지역 맞춤형 독서 서비스는 지리적 한계로 인한 독서의 어려움을 해소했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삶에 따뜻한 변화를 불러왔고, 목축민과 마을 주민들의 정신세계를 더 풍요롭게 했다.
오늘날 도시와 농촌 곳곳에 마련된 독서 공간과 다채로운 독서 행사는 일상의 매 순간에 책 향기를 스며들게 하고 있으며, 누구나 글 속에서 더 나은 자신을 만나도록 이끌고 있다.
글|돤페이핑(段非平) 에디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