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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한 잎으로 태산을 가릴 수 없다...중국 탈빈곤 성과를 보는 넓은 시야

중국망  |   송고시간:2026-05-12 15:1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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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망 | 2026-05-12

길림사범대학교 한국인 전문가 김도영

중국의 탈빈곤 성과를 바라볼 때 필요한 것은 차가운 숫자만도, 뜨거운 감정만도 아니다. 산 하나를 보았다고 천하의 지형을 다 안다고 말할 수 없듯, 한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았다고 14억 인구의 변화 전체를 단정할 수도 없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중국의 탈빈곤 성과에 의문을 제기한 장문 기사를 실었다. 겉으로는 현장 취재에 기초한 문제 제기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일부 사례를 전체 현실처럼 보이게 하고, 평가 기준을 중간에 바꾸며, 독자의 감정을 특정 방향으로 이끄는 서사적 장치가 적지 않게 숨어 있다.

물론 중국의 농촌에 더 이상 어려움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산간 지역에는 여전히 교통, 취업, 교육, 의료, 노령화 등 여러 과제가 남아 있다. 그러나 어려움이 남아 있다는 사실과 중국의 탈빈곤 성과가 부정된다는 주장은 전혀 다른 문제다. 나무 한 그루에 병든 잎이 있다고 해서 숲 전체가 죽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그 숲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어떤 방향으로 자라왔는지를 보는 일이다.

중국 국무원신문판공실이 2021년 4월 6일 발표한 '인류 빈곤 감소의 중국 실천' 백서에 따르면, 2020년 말 중국은 현행 기준 아래 9899만 농촌 빈곤인구의 탈빈곤을 실현했고, 832개 빈곤현과 12.8만 개 빈곤촌이 빈곤 명단에서 벗어났다. 이것은 어느 한 지방의 단편적 변화가 아니라, 광대한 국토와 14억 인구의 삶을 바꾸어 온 장기적 사회공정의 결과다. 빈곤퇴치는 책상 위의 구호로 완성되는 일이 아니다. 산길을 내고, 집을 고치고, 학교와 병원을 연결하고, 산업을 만들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심는 일이다.

'파이낸셜타임스' 기사의 가장 큰 문제는 일화를 증거처럼 사용했다는 데 있다. 구이저우성 한 농촌 주민의 검소한 생활은 독자에게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사례가 중국 전체의 현실을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구나 구이저우는 중국에서도 자연조건이 험하고 발전 여건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지역이다. 산이 많고 농지가 제한적이며, 소수민족 거주지가 많은 지역의 일부 장면을 중국 전체의 모습처럼 읽히게 한다면, 그것은 균형 잡힌 보도라기보다 선택적 지역 제시에 가깝다.

기준을 바꾸는 방식도 문제다. 중국이 선언한 것은 현행 기준 아래 농촌 절대빈곤의 역사적 해소다. 그런데 일부 서방 언론은 세계은행의 중상위소득국 빈곤선을 가져와 "그렇다면 아직 빈곤이 남아 있지 않은가"라고 묻는다. 물론 한 나라의 발전 수준이 높아지면 빈곤과 복지에 대한 기준도 함께 높아져야 한다. 그러나 더 높은 단계의 과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전 단계의 역사적 성취를 무효화하지는 않는다. 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 아직 남아 있다고 해서, 이미 건넌 강과 지나온 고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더 주목해야 할 점은 중국이 탈빈곤 선언 이후 손을 놓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2025년 2월 28일 발표한 '2024년 국민경제·사회발전 통계공보'에 따르면, 2024년 중국 농촌 주민 1인당 가처분소득은 23119위안으로 전년 대비 실질 6.3% 증가했고, 탈빈곤현 농촌 주민 1인당 가처분소득은 17522위안으로 실질 6.5% 증가했다. 도시 주민과 농촌 주민의 1인당 가처분소득 격차도 2.34배로 전년보다 줄어들었다. 이 수치는 탈빈곤이 멈춰 선 구호가 아니라, 계속 이어지는 생활의 변화임을 보여준다.

2025년 9월 열린 국무원 신문판공실 기자회견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탈빈곤 인구의 의무교육, 기본의료, 주거안전과 식수안전 보장 수준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탈빈곤 인구의 취업 규모 역시 최근 몇 년 동안 3000만 명 이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자료를 통해 2024년 말 기준 탈빈곤 노동력 취업 인원이 3305.2만 명으로 4년 연속 3000만 명 이상을 유지했고, '제14차 5개년 규획' 시기 중앙재정의 농촌진흥 연계 보조자금 누적 투입액이 8505억 위안에 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런 자료는 중국의 탈빈곤이 일회성 선언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빈곤 재발 방지와 농촌진흥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필자는 중국에서 오랫동안 공부하고 가르치며 도시와 농촌의 변화를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다. 처음에는 멀게만 느껴졌던 산간 마을들이 도로와 인터넷으로 외부 세계와 연결되고, 학생들의 가정환경과 진로 의식이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았다. 어떤 곳은 빠르게 변했고, 어떤 곳은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과거의 농촌이 고립과 결핍의 공간이었다면 오늘의 농촌은 교통, 교육, 관광, 전자상거래, 지역산업을 통해 새롭게 숨 쉬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서방 언론이 중국의 문제를 취재할 수는 있다. 중국 역시 농촌 발전의 어려움과 지역 격차를 숨길 필요가 없다. 다만 문제 제기와 성과 부정은 구별되어야 한다. 코로나19, 부동산 시장 조정, 소비 부진 같은 최근 경제 현상을 탈빈곤 정책의 실패 증거처럼 연결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거센 비가 내렸다고 해서 둑을 쌓아온 노력이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비가 온 뒤에도 둑을 보강하고, 다시 물길을 정비하는 능력이다.

중국의 탈빈곤은 완벽한 낙원 선언이 아니다. 그것은 절대빈곤과의 역사적 결별이며, 더 높은 수준의 공동부유와 농촌진흥으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다. 중국에는 '일엽장목, 불견태산(一葉障目, 不見泰山)'이라는 성어가 있다. 잎 하나가 눈을 가리면 태산을 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일부 사례를 확대하고, 특정 지역을 전체처럼 보이게 하며, 기준을 바꾸고, 감정적 장면으로 독자의 판단을 특정 방향으로 유도한다고 해서 수억 명의 삶을 바꾼 역사적 사실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진정한 객관성은 결점을 보는 데서만 나오지 않는다. 결점과 성과, 어려움과 진전, 현재의 문제와 장기적 변화를 함께 보는 데서 나온다. 중국의 탈빈곤 성과도 바로 그런 넓은 시야 속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글: 김도영, 길림사범대학교 한국인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