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지난 25일 새로운 반도체 발전 이론으로 '타오(韜)의 법칙'을 공식 발표했다. 반도체와 전자 시스템의 '기하학적 축소' 대신 '시간적 축소'를 제시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국제 언론과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중국 기업의 발표로 반도체 산업의 진화가 더 이상 트랜지스터 크기를 줄이는 데만 의존하지 않고 시스템 최적화를 통해 효율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무어의 법칙'이 세계 반도체 산업의 진화를 이끈 핵심 법칙으로 여겨져 왔다. 단위 면적당 집적회로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의 수가 18~24개월마다 2배로 늘어나고 그에 따라 성능이 향상될 수 있었다. 그런데 트랜지스터 크기가 물리적 한계에 가까워지면서 이러한 전통적인 '기하학적 축소' 기반의 발전 모델은 병목 현상에 직면하게 됐다.

지난 3월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6'에서 화웨이 전시부스를 둘러보는 사람들. (사진/신화통신)
허팅보(何庭波) 화웨이 이사, 화웨이 반도체사업부 총재는 25일 '2026 국제회로시스템학회(ISCAS)'에서 기조연설을 발표하면서 무어의 법칙이 직면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화웨이가 '로직 폴딩(회로를 접듯이 배치하는 논리적층)' 등 혁신적인 신기술을 제시한다면서 소자, 회로, 칩에서 시스템 전반을 아우르는 '다층적 협업 최적화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시스템 전체의 시간 상수 타오(韜·τ)를 낮춤으로써 각 단계의 성능, 에너지 효율, 트랜지스터 밀도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로이터통신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의 허후이(何暉) 중국 반도체 연구총괄의 말을 인용해 화웨이가 제시한 기술 솔루션은 단순히 트랜지스터 크기를 줄이는 데 의존하지 않고 연결 경로 단축, 신호 지연 감소, 칩 내부 데이터 전송 최적화에 주력하고 있다며 기존의 '기하학적 축소'를 시스템 측면의 '효율 향상'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웨이가 '타오의 법칙'을 발표하면서 중국 반도체 산업이 독자적인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면서 독립·자주적인 칩의 혁신 체계 구축을 위한 중국 기업의 노력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왔다.

3월 3일 'MWC 2026'을 찾은 관람객이 화웨이 전시부스에서 폴더블폰의 내부 구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블룸버그 통신은 화웨이가 1.4nm(나노미터) 성능 수준의 칩을 양산할 수 있다면, 이는 5nm 및 그 이상의 첨단 공정 칩 양산에 있어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가 필수적이라는 업계의 통념을 뒤집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의 훠진제(霍锦洁) 중국 지역 총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타오의 법칙'이 중국 반도체 산업에 새로운 레퍼런스 표준을 제시해 공정 단계의 미세화 한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먀오푸유(苗福友) 글로벌컴퓨팅연맹(GCC) 사무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타오의 법칙'이 기존 체계의 한계를 깨고 아키텍처 혁신, 칩렛(Chiplet, 여러 개의 반도체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결합해 성능과 효율을 높이는 기술), 첨단 폴딩(Folding) 등 다양한 프런티어 기술을 통합해 '통신 지연'이라는 차원에서 컴퓨팅 성능 평가 기준을 재정의했다면서 업계 발전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과 중대한 돌파구를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23일 베이징에서 개막한 '제22회 중국국제반도체박람회'를 둘러보는 관람객. (사진/신화통신)
허 총재는 연설에서 "'타오의 법칙'이 기존의 '단일 칩 성능 경쟁'을 '전체 시스템의 에너지 효율 경쟁'으로 전환시키고 산업의 패러다임을 '공정 중심'에서 '아키텍처+소프트웨어+칩 간 협업 중심'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시스템 차원의 혁신 호재가 방출되면서 AI, 자율주행 등 신흥 시나리오의 수요에 맞출 수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