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의 여러 언론과 싱크탱크가 이른바 '중국 충격'이 유럽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에서는 새로운 대중국 무역 제한 조치를 마련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유럽 내부에도 이성적인 목소리가 적지 않다. 최근 독일 연방경제부 경제자문위원회가 발표한 무역정책 평가 보고서는 상세한 경제 데이터와 산업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현재 유럽 내부에서 확산하는 대중국 공포론을 강력하게 반박했다.
이 보고서는 이른바 '중국 충격'을 자동차와 기계 제조 등 산업이 '새로운 경쟁 단계'에 진입한 현상으로 해석하고, 개방시장 원칙을 수호해야 한다고 명확히 제시했다.
경제 안보를 폐쇄적인 자국 중심 정책과 동일시해서는 안 되며, 각국은 자국의 비교우위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8년 이후 독일 산업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인 데 대해서는 핵심 원인이 입지 여건과 비용 부담에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이 보고서가 현재 널리 퍼진 주장에 대해 '다른 견해'를 제시하며 유럽 내부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고 평가했다. 많은 유럽인은 자국 제조업의 부진과 무역 적자를 중국 탓으로 돌리는 데 익숙하며, 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처방으로 걸핏하면 관세 장벽을 내세운다.
이에 비하면 이 보고서는 오히려 현실을 솔직하게 짚었다. 제조업의 해외 이전, 혁신과 기술 발전 속도의 둔화, 높은 산업 비용, 전환 속도의 지체야말로 유럽 자체의 경쟁력 하락을 초래한 핵심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이성적인 목소리는 결코 유일한 사례가 아니다. 롤란트 부슈 지멘스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EU의 전면적인 추가 관세 부과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는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이사회 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경쟁력은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고 장벽을 세운다고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중국을 적으로 여겨서는 더더욱 안 된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최근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참석 기간에 유럽은 공동의 도전에 대응하고 이견을 관리하기 위해 중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EU는 파괴적인 분쟁에 휘말리기보다 협상을 통해 합의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크탱크에서 기업계에 이르기까지, 회원국 정부에서 시장에 이르기까지 장벽 구축에 반대하고 협력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중국과 유럽의 경제·무역 관계는 이미 깊은 상호의존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양측의 경제 규모를 합하면 전 세계의 3분의 1을 넘는다. 양자 무역액은 수교 초기 24억 달러에서 2025년 8281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상호 투자 잔액은 28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긴밀하게 통합된 산업망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탄소 감축, 기후 거버넌스 등 새로운 분야에서도 양측이 협력할 수 있는 여지는 여전히 넓다.
유럽은 중국을 올바르게 인식해야 한다. 방어벽을 세우고 중국을 봉쇄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기보다는 폭넓은 혁신 협력을 추진하는 편이 낫다. 중국과 유럽이 공동으로 누릴 이익의 파이는 앞으로도 더욱 키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