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오랜 명성을 자랑하는 양화병원이 중국 본토 기업으로부터 처음으로 고급 CT 스캐너를 구매했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기업이 제조한 이 CT 스캐너는 단 5분 만에 환자의 전신을 스캔할 수 있다. 기존 PET/CT 장비로는 20분이 걸린다. 한 번의 영상 검사로 환자 전신의 미세한 초기 암 병변과 숨겨진 전이 암세포를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어 효과적인 진단이 가능하며, 의사들이 정밀한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장비는 지난달 홍콩 지역에서 처음으로 도입·운영된 동종 장비가 됐다.
수십 년 동안 홍콩 지역의 민간 병원들은 미국과 유럽, 일본의 선도 기업들이 제공하는 제품 목록에서 의료기기와 장비를 구매해 왔다. 그러나 이제 중국 본토의 의료기기 제조업체들이 기존 글로벌 브랜드에 점점 더 큰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전기자동차와 로봇 등 산업에서 나타난 중국 제조업의 가치사슬 상위 단계 진출이라는 강력한 흐름이 다른 분야로까지 확산하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의약보건품수출입상회에 따르면 2025년 중국의 병원 진단·치료용 제품 수출액은 240억5700만 달러로 직전년 대비 8.1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수술 로봇의 수출 증가율은 무려 368.1%에 달했다. 홍콩 지역 병원의 여러 고위 관계자는 중국 본토 제조업체들이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합리적인 가격뿐만 아니라 품질, 적응성, 고객 요구에 대한 신속한 대응 능력 덕분이라고 밝혔다.
중국 본토 기업의 의료기기가 더욱 폭넓게 채택되고 있다는 사실은 중국 정부의 관련 산업 육성 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은 본토 의료기관들이 국산 의료기기를 사용하도록 장려하는 동시에 업계 기업들의 혁신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적극적인 해외 진출도 독려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중국은 의료용 로봇, 고급 의료 영상 장비, 인공지능(AI) 의료기기, 신형 생체재료 의료기기 등을 의료기기 분야의 신질생산력을 형성하기 위한 핵심 분야로 지정했다.
중국 국내 시장에서는 제너럴일렉트릭(GE) 헬스케어, 필립스, 지멘스 헬시니어스가 오랫동안 의료기기 시장의 고급 제품 분야를 장악해 왔다. 특히 CT 스캐너, 자기공명영상(MRI) 시스템, 대형 X선 장비 등의 분야에서 이들 기업은 시장을 주도해 왔다. 이들 기업은 여전히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시장 지배력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편 중국 의료기기 기업들은 해외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