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회 관찰]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중국 특색 대국 외교'

중국망  |   송고시간:2023-03-12 10:5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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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열리는 전국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는 국제사회가 중국의 대외정책을 가늠하는 중요한 창구이다. 올해 양회에서는 '단단함'와 '부드러움'을 키워드로 한 중국 외교가 화제가 됐다.

중국 대외정책의 '부드러움'은 먼저 '이화위귀'(以和為貴 화합을 귀하게 여긴다)로 대표된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7일 열린 기자회견 첫머리에서 "중국은 시종 세계평화의 건설자, 세계발전의 기여자, 국제질서의 수호자 역할을 해왔다"고 명확히 밝혔다. 또 그는 우크라이나 위기와 관련해 "현재 필요한 것은 냉정과 이성, 대화 그리고 평화협상의 조속한 시작이고, 각 측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가 존중을 받아야 유럽의 장기적인 안전과 안정을 실현할 수 있는 대책을 찾을 수 있다"고 기존의 중국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류셴충 전국정협(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위원 겸 중국사회과학원 러시아·동유럽·중앙아시아연구소 러시아역사문화연구실 주임은 <예기> 제31편 중용편의 내용을 인용, "만물이 함께 자라면서도 서로 해치지 않고, 도는 함께 행하면서도 서로 어긋나지 않는(萬物並育而不相害, 道並行而不相悖) 것처럼 중국은 올해 이를 출발점으로 삼아 상생의 정신으로 복잡한 안보 도전에 대응하고, 국제 갈등의 근원을 제거하고, 글로벌 안보 거버넌스를 완비하면서 국제사회가 함께 격동하는 시대에 더 많은 안정성과 확실성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국 대외정책의 또 다른 '부드러움'은 중국이 세계와 발전 기회를 공유하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10년 동안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는 회원국의 경제 발전, 고용 증가, 민생 개선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면서 환영받는 국제 공공재이자 협력 플랫폼이 됐다. 왕차오 제14기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 1차 회의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은 지속적으로 고품질 '일대일로' 공동 건설이 새로운 발전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많은 전인대 대표와 정협 위원들도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으며, '일대일로'의 안정적이고 장기적 추진을 위해 경험을 총정리하고 미래를 계획했다.

중국 대외정책의 '단단함'은 국가 핵심 이익과 관련해 한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태도에서 구현된다. 최근 몇 년, 미국을 위시한 서방국가들이 중국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억제, 포위, 탄압을 감행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올해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용감하게 투쟁하고, 능숙하게 투쟁하면서 중국의 주권, 안보, 발전 이익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나아가 타이완 문제와 관련해 친 부장은 <중화인민공화국 헌법> 서문의 내용을 인용해 외부 간섭을 단호히 배격했고, '전랑외교'(戰狼外交) 관련 질문에는 "중국 외교는 관대하고 호의적이지만 승냥이가 길을 막고 흉악한 늑대가 오면 중국 외교관은 반드시 늑대와 함께 춤을 추며 나라를 지켜야 한다"고 단언했다.

양광빈 전국정협 위원 겸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중국은 현재의 복잡한 국면에서 일부 다른 꿍꿍이가 있는 국가들을 상대로 그들이 '알아들을 수 있고', '기억할 수 있는' 방식으로 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중국 대외정책의 '단단함'이 첨예하게 대립하거나 전면적으로 대항하는 것이 아니라 '부드러움'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친 부장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행보에 대해 '반칙'이라고 직설적으로 비난하면서도 '미국 인민도 중국 인민과 마찬가지로 열정적이고, 친절하고, 순수하고, 모두 행복한 삶과 아름다운 세상을 추구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린쑹톈 전국정협 위원 겸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회장은 "현재 중미관계가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에서 양국 지방과 민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상호 방문하고, 교류하며, 대화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대외정책에서 '강유병제'(剛柔並濟 단단함과 부드러움이 적절하게 공존한다) 방식이 대두되는 것은 중국 외교전략이 한층 성숙해졌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