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언론: 박근혜 광복절 경축사…대중∙대북∙대일 외교의 총체적 실패
반도의 다른 한 쪽에서는 최근 다양한 형식의 경축행사가 열리고 있다. 조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자 1면에 조국해방 71주년을 축하하는 사설을 실었다. 노동신문은 당일 논평에서 최근 한국 집권당은 야당의원들이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협상하러 중국에 간 것은 ‘신사대주의’(강약 역량 비교에 기반한 상황에서 소국이 대국에 붙어 자신의 존립을 지키는 전략)적 발로라면서 이는 전혀 시비관념이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의 박자에 맞춰 춤을 추고 사드를 한국에 도입하는 것이야말로 사대주의라면서 한국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을 미루는 것과 “일본 군대 성노예 문제(위안부 문제)에 대해 굴욕적으로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민족을 배반하는 죄악”이라고 비난했다.
프랑스 AFP는 15일 논평에서 일본과 한국은 월요일 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에 ‘화해’ 신호를 보냈다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 대신 다마쿠시료(玉串料∙제사비)만 봉납한 것은 “중국과 한국을 자극할 생각이 없음을 표명한 조치”이라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박근혜 대통령은 일부 한국 의원들이 독도를 방문해 일본의 심기를 건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신문은 15일자 사설에서 박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는 대북∙대중∙대일 외교 정책의 총체적 실패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박 대통령의 취임 이후 광복절 담화 중 대북 제안이 없는 경우는 처음이라면서 한국 현정부의 대북정책 실패와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가 없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일 측면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전혀 진정성이 없고 날로 우경화 되어가는 일본 현정권에 대해 박 대통령은 보고도 못 본척하는 제스처를 취했다면서 “일제의 잘못을 덮어두는 것이 미래지향적인 한일 외교가 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또 박 대통령의 연설 중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것을 두고 대중 관계 악화 등 전략적 판단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성주 주민을 비롯한 한국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질책했다.
연합뉴스는 15일자 기사에서 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우리야말로 한반도 통일의 주역”이라고 강조해 사실상 중국의 사드 배치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입장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한국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5일 박 대통령의 광복절 연설을 두고 국민의 생명에 직접 관계되는 ‘사드’라는 중대한 문제에 대해 박 대통령은 이의를 절대 허용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 “놀랐다” 말했다. 한국 제2 야당 국민당도 15일 박 대통령의 연설에는 역사적 인식도 새로운 전망도 없었으며 “공허한 외침은 영혼 없는 박수만 남겼다”며 사드 배치를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은 국민의 분열과 외교 안보 위협을 받는 결과를 몰고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는 15일자 사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는 국민들에게 현재 대외적 난국을 돌파하는 희망을 주지 못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동북아 정세변화에 대해 신중하게 대처하고 전략적 사고를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사실상 현재 대외적 난국을 해결하는 확실한 전략과 방법은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