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중국공산당은 제11기 3중전회를 통해 “모든 역량을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에 두기로 결정하면서 ‘개혁개방’을 추진한 지 40년이 되었다. 개혁개방은 대내적 개혁과 대외적 개방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동전의 양면처럼 분리될 수 없다.
중국의 개혁개방이 성공한 이유에는 첫째. 정부가 외자기업과 국내자본 사이에서 균형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개혁개방의 중요한 일환였던 해외직접투자를 유치하고 보호했다. 둘째, 경제발전 방식에서 혼합소유제를 도입해 재산권을 보장하는 한편 덩샤오핑이 ‘전족한 여인처럼’ 걷지 말자는 말처럼 국유기업 등 성역을 깨고 ‘실험 후 확산’을 지속했다. 셋째, 개혁개방은 오랫동안 형성된 평균주의와 ‘철밥통’을 깼다. 인민공사 해체와 함께 도시의 단위(單位)개혁을 통해 사회적 유동성을 크게 높이면서 개혁개방의 활력을 강화했다. 넷째, 개혁개방은 먹고 사는 문제였기 때문에 중국의 국가이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는 한, 대외정책에서도 패권을 추진하지 않고 도광양회(韜光養晦)라는 노선을 취했다. 이것은 국제문제가 국내의 개혁개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다섯째, 서방의 발전국가의 경험을 수용하고 “중국의 것이 좋은 것이다”는 고정관념을 극복하고자 했다. 당시 중국의 지도자들이 서방 국가 해외고찰을 통해 선진 경험을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에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하나의 중심인 경제건설을 놓지 않으면서도 두 개의 기본점이라는 사회주의 정체성을 유지하고자 했다. 이러한 이데올로기 현대화는 과감한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사상적 동력이 되었다.
이러한 중국 개혁개방의 성취는 국제사회, 특히 개발도상국가에게는 중요한 거울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중국경제발전은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던 세계경제의 새로운 엔진이 되었고 냉전을 해체하고 보다 개방적이고 평화적 세계를 만들어 가는 데에도 기여했다.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와 신형 국제관계를 제시한 것도 이러한 공영(共榮)에 대한 인식의 결과였다.
그러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기존의 발전모델을 혁신할 필요가 있다. 우선 개혁개방이 본격화되면서 부수적으로 나타난 부패, 지대추구 행위(rent-seeking), 특권을 제도적으로 극복하는 과제가 있다. 이것은 민생개선을 목표로 한 개혁개방의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기도 하다. 둘째, GDP 만능주의는 지속가능한 발전에 이미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불균형 성장에서 균형성장으로, 재정과 수출주도형 경제를 소비중심형 성장으로 방향을 전환해 ‘좋은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지속적 구조조정과 경제체질 개선 서비스·금융시장 개방을 통해 개방과 규범에 입각한 국제경제 질서를 선도할 필요가 있다. 셋째,이미 “대중의 아름다운 생활에 대한 갈수록 증가하는 욕구와 불균형적이며 불충분한 발전간의 모순”으로 규정한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민생이 곧 사회주의이다. 민심의 소재를 정확하게 포착해야 한다. 넷째, 문화의 영역이다. 중국자신이 강조되고 있으며, 중국식 가치, 중국식 표준, 중국식 보편, 중국이야기도 전파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국력은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전파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매력을 느낄 때 강해진다는 점에서 주변지역과의 민심상통을 위한 상호교류를 적극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환경의 영역이다. 환경 거버넌스는 필요조건이 아니라 필요충분이다. 제19차 전당대회 보고에는 천년의 대계라고 강조한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지금과 같은 지구 온난화 추세가 지속되면 상하이와 베이징이 없어질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에도 대비하면서 중국의 안정과 발전, 그리고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을 포함한 포괄적 환경대안을 제시하고 중국부터 실천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개혁개방을 함께 경축하는 것은 그 성취가 중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적 의미를 지니는 것이고, 앞으로의 중국과 같은 ‘개방형 대국경제모델’의 행보가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의 가장 중요한 축일 뿐 아니라, ‘힘에 입각한 협상’을 넘어 개방과 협력 그리고 다자주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자하기 때문이다.
(이희옥 한국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