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춘제 연휴 기간 개봉한 중국 SF영화 ‘유랑지구(떠도는 지구)’는 개봉 첫날인 5일, 전체 박스오피스 4위에 올랐고 개봉 사흘 만에 1위를 차지하면서 줄곧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마오옌(貓眼) 중국 영화 예매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0일을 기준으로 유랑지구의 박스오피스 성적은 19억4천만 위안을 기록했고 영화 배급률과 입장률 또한 각 빅데이터 플랫폼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랑지구가 거둔 박스오피스 성적은 관객이 작품을 선택하는 핵심이 여전히 영화의 품질에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영화가 기대 이상이었다며 줄거리, 장면, 음향 효과 등 놀라울 정도로 잘 만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유랑지구의 감독 궈판(郭帆)은 신화사와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신뢰를 얻는 것이었다면서 “투자자들은 내가 무슨 자격으로 중국 본토 SF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또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왜 내가 이 일을 해낼 수 있는지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스스로 자신을 증명하고 신뢰를 얻는 것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영화 업계는 감독 뿐만 아니라 중국 SF영화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영화 업계는 특히 ‘인터스텔라’ 등 특수효과를 잘 활용한 SF영화를 영화 산업의 최고수준으로 꼽는다.
많은 사람들은 할리우드가 어떻게 SF영화를 만드는지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중국이 SF영화를 어떻게 만드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중국은 영화산업의 후발자로서 경험이 부족하지만 미지의 길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발전하고 있다. 2014년부터 최고 권위의 SF문학상인 휴고상을 받은 류츠신(劉慈欣) 작가가 창작한 삼체(the Three Body Problem)를 비롯한 작품들의 판권이 잇따라 매진되면서 리메이크 시나리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시나리오가 SF영화 제작의 문학적 기초라고 한다면 산업 인재와 높은 수준의 산업화 표준이야말로 중국 본토 SF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필요조건이라 할 수 있겠다. 복장, 분장, 도구, 미술, 각본, 감독, 배우 등은 자신의 일을 잘 처리하고 산업절차의 제약 하에서 영화를 찍는 임무를 함께 완성하고 자금조달, 프로듀서, 홍보, 배급 등 부서 또한 완전한 산업사슬 속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세밀한 영역에서 정교한 분업과 성숙한 관리경험이 기반이 돼야 기술적 측면에서나 예술적 측면에서 완벽한 접목을 보여줄 수 있다.
특수효과가 기술혁신과 관련한 일이라고 한다면 시각적 스타일은 문화혁신과 관련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혁신은 단순히 서양적 미학을 따라하고 업데이트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관객들의 감정과 심미를 가장 중요한 전제로 삼아야 한다.
궈판 감독은 “영화의 시각적 시스템은 할리우드의 성공사례만 벤치마킹해서는 안 되고, 문화에 뿌리를 둬야 한다”면서 “중국인들의 공감대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KBS뉴스는 “중국은 우주 탐사의 후발 주자이고 마찬가지로 영화업계에서도 SF분야에서 뒤늦게 출발했지만 이런 국면은 곧 바뀔 것”이라는 미국 뉴욕타임즈의 평가를 인용했다.
또 KBS뉴스는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보다 뒤늦게 우주 개발 분야에 뛰어들었지만, 국가 차원의 막대한 지원으로 기념비적인 도약을 이루고 있는 만큼 ‘유랑지구’처럼 다른 중국산 SF영화들도 우주 대탐험의 궤도에 안착할 수 있을지 자못 흥미롭다고 지난 7일 전했다.
한국 서울경제는 유랑지구는 중국 최초의 블록버스터 SF영화로 관심을 받았다고 지난 6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