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한국 정부는 비무장지대(DMZ) 내부를 걸을 수 있는 이른바 '평화안보 체험길(가칭·평화둘레길)'을 조성하고 이달 말부터 고성 지역을 시범적으로 먼저 개방한다고 밝혔다고 한국 뉴시스가 3일 전했다.
평화둘레길 가운데 파주와 철원 둘레길은 정전협정 규정상 유엔군사령관의 승인 없이는 민간의 출입이 불가한 DMZ 내에 조성된 반면, 고성 둘레길은 DMZ 밖에 있어 파주와 철원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하기 때문에 고성 둘레길에서 먼저 시범 운영이 진행된다고 한국 연합뉴스는 3일 분석했다.
뉴시스는 한국 정부가 'DMZ 평화둘레길' 시범구간을 당초 파주·철원·고성 등 3곳으로 계획했다가 고성 1곳으로 급하게 조정한 것은 안전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결과이라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일, 한국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통일부, 국방부와 환경부는 합동 브리핑을 열어 평화둘레길의 관련 상황을 소개했다.
비무장지대는 남북의 경계선으로 수십 여년 동안 엄중한 경비를 유지해 왔다. 지난해 남북은 양측이 체결한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실질적 조치를 취해 DMZ를 평화의 지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양측은 지난해 시범적으로 10개 감시초소(GP)를 철수했고 DMZ에 있는 철원지역에 남북을 잇는 연결도로를 만들었다.
한국은 이날 DMZ와 연결된 경기 파주, 강원 고성·철원 등 3개 지역을 가칭 ' 평화둘레길'로 지정하기로 했다. 해당 지역은 고성 동부, 철원 중부, 파주 서부다.
그 중, 올 4월에 동부 코스에서 먼저 시범 운영을 진행할 예정이다. 관람객들은 고성의 통일전망대를 출발해 철책을 따라 한국 동해 북쪽에 있는 금강산전망대까지 총 2.7km의 코스를 왕복 체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쪽 코스는 파주 임진각에서 출발해 도라산전망대, DMZ 내의 한국 측의 마을인 대성동 마을까지 이어진다. 중부 코스는 격전지역던 철원군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쟁유적, GP 체험 등이 가능하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이번 DMZ 평화둘레길 개방은 남북분단 이후 DMZ를 처음으로 개방하는 것으로 국민이 평화를 체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전쟁의 상흔과 남북분단의 상징이었던 DMZ가 평화적 이용을 통해 반도 평화·번영의 전진기지를 넘어 세계생태평화의 상징지대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한국 서울경제가 전했다.
소식에 따르면 환경보호, 안전 등 요소를 고려해 한국 측은 평화둘레길의 방문객 인원을 제한하기로 했다.
한편 평화둘레길 개방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북측에 사전 통보도 하지 않았고, 유엔사와 관련 절차 합의도 없이 민간인을 DMZ로 안내하는 것은 무모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고 연합뉴스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