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지난 한 주 간 개최한 3000달러 어치 중국산 상품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 관련 청문회에서 미국 하이테크기업과 스타트업 기업들은 추가관세 부과는 미국의 이익 보호에도 무익할 뿐만 아니라 미국 혁신의 발목을 잡아 기업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가정로봇 제조사 iRobot 창업주 콜린 앙겔은 청문회에서 추가관세 부과에 확고한 반대의사를표명했는데 그는 로봇 산업은 관건적 시기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앞으로 3년안에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앙겔은 관련 특허 500건을 보유한 iRobot을 ‘미국의 성공신화’에 비유해 왔는데 요즘 낙관적이지 못하다. 지난번 중국상품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로 일부 비용이 늘었고 연초부터 가격을 인상한 터라 이번에 또한번 관세부과 조치가 실시된다면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라고 말했다.
미국컴퓨터기술업계연합회가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2018년 기술제품 수입관세가 4배 증가한 가운데 만약 모든 기술제품에 관세율 25%를 적용한다면 수백억 달러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다.
추가관세 부과 반대진영에 참여한 기업에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델 등 과기 선도기업도 있다. 그레그 스레이트 인텔 글로벌 관리감독사무 부총재는 청문회에 제출한 문건에서 면세혜택을 받은 기술제품은 디지털화를 촉진할 수 있어 경제주체의 생산력증가를 추진하는 동력이 될 수 있지만 추가관세 부과는 기술인프라 투자비용을 천정부지로 끌어올려 수요를 억제하고 생산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플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보낸 서신에서 추가관세 부과는 자사의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블루투스, 셋톱박스 등 주요제품 생산비용에 영향을 준다며 이는 애플의 미국 경제 기여도를 줄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도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델, 휴렛팩커드,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미국정부에 연명서신을 보내 노트북과 태블릿PC 에 관세를 부과하지 말 것으로 요구하며 “미국 노트북 제조사가 사용하는 특허 생산설비는 현재 중국에서만 생산이 가능하고 중국을 떠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며 비용도 만만찮다”며 “모든 공급체인의 변화는 혁신에 응용될 자원을 빼앗는 행위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왜 중국을 떠나지 않는가”라는 정부 무역관계자의 반복 질문에 대해 앙겔은 iRobot의 생산라인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옮긴다면 생산비용은 6배 가까이 늘어나고 다른 국가로 옮기더라도 효과를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는 앞으로 10%의 공급체인을 말레이시아로 옮길 계획이지만 그곳은 초급제품 생산만 가능하다며 따라서 완전한 인프라가 갖춰진 중국은 그 어느 국가로도 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반도체공업협회가 제출한 서면문건은 반도체와 IT산업 분야의 추가관세 부과는 미국이 지재권 보호라는 미명 아래 내세운 ‘어이없는 도구’라며 이는 미국 과기회사에 심각한 손해를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중국산 IT제품에 관세를 매기면 2019년-2020년 미국 IT시장 규모는 700억달러 축소될 것이고 IT산업 지출규모는 약 3% 떨어져 미국 2019년 국내총생산(GDP)성장율을 0.9%P 떨어뜨릴 것이다.
미국 반도체공업협회는 IT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부과는 미국의 인공지능, 클라우딩컴퓨팅, 빅데이터 등 신흥기술 투자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 관계자는 추가관세 부과는 미국 디지털기술설비, 특히 5G망 구축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며 관세부과로 인한 나비효과에 우려를 나타냈다.
마이크 라소 국제반도체설비와 재료기구 부총재는 청문회에서 반도체산업의 국제화 프로세스가 매우 높고 산업체인도 전세계에 분포되어 있다며 추가관세 부과는 미국회사의 선진생산라인의 비용을 가중시켜 R&D자금을 고갈시키고 예기치 못한 결과를 불러 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소비자기술협회는 성명에서 기술제품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는 미국 혁신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이는 결국 미국의 리더십을 억제하고 기술생산 분야의 일자리 삭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과기산업 총재와 고위관리자 협회 TechNet은 청문회에서 “관세는 해결방안이 아니다”라고 직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