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올해 78세의 루성메이 의사는 자현 인민병원 진료실에서 문진하고, 처방을 내리고, 환아를 달래고, 보호자에게 각종 주의사항을 당부한다. 팔순이 다 되어가지만 소아과 의사로서 그는 일주일에 세 번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환자들이 나를 필요로 한다. 나는 아직 건강하기 때문에 그들을 위해 계속 봉사할 수 있다."
루성메이 의사가 산시성 자현 인민병원에서 환아를 진료하고 있다. (2022년9월17일 촬영)
1968년, 베이징 젊은이 루성메이는 대학을 졸업하고 산시(陝西)성 위린시 자현에 홀로 왔다. 황토고원과 마오우쑤 사막의 경계에 위치한 자현은 환경이 열악했다. 당시 현지의 의료 여건은 매우 낙후됐으며, 벽면이 떨어져 나간 낡은 토굴집이 바로 현(縣) 병원이었다. 당연히 의료진과 약품 등도 현저히 부족했다. 이를 직접 목도한 그는 앞으로 반세기 동안 중국공산당을 위해, 자현 인민들을 위해 봉사하기로 결심했다.
소아과를 전공하지만 그지만 당시 자현 병원에는 분과 개념이 없었다. 환자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그는 업무 시간 외에는 여러 의학 지식을 습득하는 데 모든 시간을 쏟았다. 낮에는 진료하고, 밤에는 등불 아래에서 공부를 하는 게 그에게는 흔한 일상이었다.
"내과, 외과, 소아과뿐 아니라 산부인과, 피부과 관련 내용도 공부했다. 또 비교적 중의학을 선호하는 현지 주민들을 위해 독학으로 침술까지 배웠다."
깊은 밤에 토굴집에서 공부하고 있는 루성메이 의사(2022년9월17일 촬영)
산시성 북부 지역은 산과 산이 이어져 있고, 교통이 발달돼 있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는 데 큰 불편을 겪는다. 따라서 그는 필요에 따라서는 왕진을 해야만 했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에도 현지 주민을 따라 도시에서 십여 리 떨어진 곳으로 왕진을 가기 일쑤였다.
"아이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바로 생명이었다. 무조건 그곳에 가야한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
1983년, 자현 인민병원에 소아과가 처음 생겼다. 그는 첫 소아과 주임을 맡았다. 이후 그는 더 나은 조건의 대도시 병원으로 이직할 기회가 있었지만 떠나지 않았다. 그는 54년간 황토고원에 뿌리내리며 수많은 환자의 고통을 덜어줬을 뿐만 아니라 현지 의료 수준 향상에 힘썼다.
1999년 은퇴한 그는 현재 자현에서 무료 진료를 하고 있다. 그는 자현 인민병원과 자현 중의원에서 번갈아 가며 진료를 한다. 또 근무 시간에 도저히 병원 갈 시간을 못내는 일부 환자들은 퇴근 후 루 의사 자택을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 그는 집에 찾아온 환자들까지도 세심하게 배려한다.
'퇴직 했지만, 쉬지 않는' 루 의사는 여전히 자현 소아과의 '정해신침'이다. 동종 의사들까지도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먼저 그를 찾아 필요한 해법을 구한다. 자현 인민병원 현 소아과 주임인 우옌은 "루 의사와 같은 모범적인 의사가 있기 때문에 우리 역시 자부심과 힘을 가지고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차 당대회 대표로 선출된 루 의사는 "이 같은 사명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업무 능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사회에 봉사하면서 보답할 생각이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