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로 밤하늘 수놓으며 온누리에 위로와 감동 전한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중국망  |   송고시간:2022-02-15 11:1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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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막이 올랐다. 지난 주말 개막식에 대한 각종 화제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특히 성화 점화 방식에 대한 내외신의 반응을 살펴보면 참신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전 세계인이 동시간대 함께 즐기는 겨울 축제, 지구촌을 하나로 어우르는 감동의 순간, 베이징 동계올림픽 경기가 한창 진행 중인 이때, 눈에 뜨는 몇 가지를 톺아본다.


2월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현장(사진 출처: 신화사)


우선, 차이치 베이징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주석은 개막식 축사에서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간소하고 안전하며 다채로운 글로벌 스포츠 축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더이상 국제 스포츠 축제에 대규모 인원 동원이나 고비용의 지나치게 화려한 행사를 지양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는 현재 탄소중립과 ESG를 지향하는 글로벌 기후환경 거버넌스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둘째, 개막식은 중국 전통 24절기와 운동선수들의 피땀 어린 훈련 장면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시작한다. 마침 개막일이 24절기의 시작인 입춘(立春)인 점을 감안하여 이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세계인과 함께 봄을 맞이하는 분위기를 띄웠다. 예로부터 입춘은 봄을 알리는 날로써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이라고 쓴 대련을 대문에 붙여 길함과 경사로움을 구했다. 중국의 농경문화를 대표하는 절기와 국제 스포츠의 향연을 기막히게 잘 조화시킨 것이다.


셋째, 세계적인 영화 거장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이 총연출을 맡은 개막식 공연 규모는 2008년 하계올림픽에 비해 대폭 축소됐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인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축소된 인원으로 자칫 휑해 보일 수 있는 경기장을HD LED기술로 가득 채운 시각의 향연이었다. 경기장 지붕과 바닥을 수직으로 연결한 스크린을 통해 폭포를 표현하는 등 LED 스크린으로 다양한 장면을 연출하여 극적인 요소를 배가시켰다. 어린이 공연에서도 아이들이 움직일 때마다 바닥 스크린에 움직이는 효과가 표시되는 인공지능 라이브 모션 캡쳐기술 등 개막식에서 중국은 기술적 선취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넷째,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전 세계인이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지난한 시기에 눈과 얼음을 소재로 한 다양한 공연들은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빙설의 물리적 속성인 차가움 속에 따뜻함을 담아냈다. '천만설화(千萬雪花)' 공연에서도 이런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새하얀 패딩에 빨간 부츠를 신은 아이들이 손에 등을 들고 등장해 눈꽃이 바람에 흩날리듯 사방으로 흩어졌다가 마지막에 하나로 다시모여 사랑의 상징인 하트 모양을 이루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마스코트인 '빙둔둔'(冰墩墩)과 '쉐룽룽'(雪容融)은 전 세계인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인기 아이템으로 급부상했다. 2008년 하계올림픽 마스코트 5개 중 유일하게 재선택된 자이언트 판다를 모티브로 창작된 '빙둔둔'은 얼음 갑옷 차림에 얼굴 주위 얼음 띠는 쇼트트랙 경기장을 모티브로 설계되었고, '쉐룽룽'은 해질녘 여느 골목에 들어서면 언제나 중국인을 반기는 훈훈한 홍등을 모티브로 창작되었다.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마스코트는 2018년 글로벌 공모를 거쳐 2019년 9월17일, '빙둔둔'과 '쉐룽룽'의 완전판이 정식 공개되었다. 빙설축제의 꽃인 얼음과 눈, 중국을 대표하는 판다와 홍등의 절묘한 조합이다.


그밖에 조직위는 이번 올림픽 경기에서 사상 최초로 AI심판이 등장한다고 예고했다. 드론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포츠 경기 심판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중국이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뛰어난 동체 시력을 가진 AI심판의 공정하고 과학적인 판정을 기대해 본다.

 

(베이징 어언대 한국어과 원어민 교수 전기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