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한국은 1992년 수교 이후, 왕성한 인적 교류를 펼쳐왔으며 상호 간에 유학생 파견을 활발히 진행해 왔다. 중국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관련 자료에 따르면, 2018년을 기준으로 재중 한국 유학생과 재한 중국 유학생은 각각 50,600명과 66,738명으로 양국은 상호 고등교육기관에서 유학생이 가장 많은 국가로 밝혀졌다. 이중 많은 유학생들은 학업을 마친 후 상대 국가에서 생활하기로 결심했고, 현재 베이징외국어대 한국어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구자원 교수 역시 그중 한 명이다.
1994년, 한국 내 대학교에서 중국 고대사를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중국 역사를 더 깊이 있게 연구해 보고 싶은 꿈을 안고 중국으로 오게 됐다. 그는 베이징대 역사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중국 국내 대학에서 한국어 교육을 강의하고 있다.
아직도 중국에 도착한 당시 장면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그는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중국에 처음 도착한 1994년은 마치 한국의 70년대 후반이나 80년대 초반의 모습과 비슷해서 오히려 어렸을 때 생각도 나고 해서 좋았다"고 술회했다. 당시는 서울-베이징 직항이 없던 터라 비행기를 타고 톈진에 도착한 그는 버스로 갈아타고 베이징에 왔다. 그는 "톈진에서 베이징으로 이동하면서 봤던 지평선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면서 "한국은 국토의 70%가 산이라 지평선을 구경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후 20여년간, 구자원 교수는 중국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면서 중국이 급속하게 발전하는 과정을 직접 지켜봤고, 한국과의 차이를 빠르게 줄이는 모습을 목도했다. 그는 "1994년 처음 중국에 도착했을 당시, 한국과 대략 15~20년 정도 차이가 있는 것처럼 느꼈다. 97년 이후에는 10년 정도, 2000년대 초반에는 5년 정도, 그리고 2010년 이후에는 거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면서 "2015년 이후 베이징, 상하이를 비롯한 일부 대도시들의 발전 수준은 서울을 넘어선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급속한 발전 모습에 대해 구자원 교수는 "경제 발전의 가장 직접적인 구현은 바로 그에 따른 사회 변화였다"면서 "1994년 베이징 외각에서 종종 볼 수 있었던 비포장 도로와 당나귀 수레는 점점 모습을 감쳤고, 그 대신 사방으로 통하는 아스팔트 도로와 지하철 노선이 깔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경도 도시화 과정에서 영향을 받는 대상 중에 하나"라면서 "1995년 봄, 베이징에서 황사를 처음 경험했을 때 그 모습은 마치 영화 속 사막을 연상케 했다. 이후 미세먼지가 시민들을 귀찮게 하는데 이는 자동차 수의 증가 및 주변지역 산업 발전과 연관된 것이다. 하지만 현재 베이징은 조금씩 푸른 하늘을 되찾고있다"고 언급했다.
중국 변화의 가장 큰 원인에 대해 구자원 교수는 개혁개방 정책 추진을 꼽았다. 그는 "국가 주도 거시 경제 정책은 즉각적으로 효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아마도 80년대 중국의 경제 정책의 결과는 90년대에 이르러 비로소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이어 2000년대 중국의 경제, 사회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가장 큰 기폭제로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개혁개방은 한층 더 추진됐고, 도시 인프라 투자가 진행됐으며, 이렇게 갖춰진 도시 인프라는 더 큰 발전을 이끌어 경제 발전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고 봤다.
나아가 "그렇기 때문에 이번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가 중국에 어떠한 영향을 가져올지 아주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