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정협 위원 한팡밍, 중한관계 '이립지년' 재출발을 말하다'

인민화보  |   송고시간:2022-03-07 09:16: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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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2022년 중국 전국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있다. 해마다 중국 외교정책 방향은 해외 언론 관심의 초점 중 하나이다. 올해는 중한 수교 30주년의 해다. '이립(而立)'을 맞은 중한 관계도 새로운 발전 단계로 진입할 것이다. 이에 대해 본지는 한팡밍(韓方明)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 위원을 만나 그가 본 중한 관계와 양국 관계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2019년 12월 4일, 제5회 중한 공공외교 평화포럼이 한국 국회의사당에서 개최됐다. 한팡밍이 포럼에서 개막사를 했다. 사진/본인 제공


한팡밍은 전국정협 위원, 전국정협 외사위원회 부주임, 차하얼학회 회장이다. 일찍이 베이징(北京)대학교 재학 시절 '안중근 장학금'을 받은 것을 계기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2009년 전국정협 외사위원회 부주임이었던 그는 민간 싱크탱크인 차하얼학회를 설립했다. 이후 그는 중한 우호와 조선반도(한반도) 평화를 중심으로 한 공공 외교 및 국제 교류를 적극 추진했다. 2018년 한팡밍은 한국의 '수교훈장 흥인장'을 받았다. 2021년 12월 21일, 한국의 사단법인 '국민통합비전'이 개최한 '백범상' 수상식에서 '한중 우호 협력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팡밍의 주도로 차하얼학회는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싱크탱크 중 하나이자 한국 각계가 인정한 '한국에 우호적인' 중국 단체로 성장했다. 최근 본지는 한팡밍을 인터뷰하고 그와 차하얼학회가 경험한 중한 관계 발전과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밀물과 썰물 속에서 파도를 딛고 전진하다

2022년은 중한 수교 30주년이다. 지난 30년의 발전사를 돌이켜보면서 한팡밍은 중한 양국 관계를 이렇게 정의했다. "1992년 수교 이후 중한 관계는 정치, 경제, 문화 등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발전했고 교류와 협력의 깊이를 더해 풍성한 성과를 거두어 양국 국민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왔고 상호 존중, 공평정의, 협력 상생의 국가간 교류의 본보기가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전 세계 교류와 협력이 정체에 빠졌을 때도 중한 양국 관계는 여전히 전진 양상을 띠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세 차례 전화 통화와 여러 차례 서신을 교환하고 긴밀한 전략적 소통을 유지해 중한 관계 발전의 방향을 유지했다.


경제 무역 협력은 줄곧 중한 관계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글로벌 산업 사슬, 공급 사슬이 코로나19로 대대적으로 재편될 때 중한 양국의 무역은 눈부신 '성적표'를 내놓았다. 한팡밍은 "2020년 중한 양자 무역액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성장해 3000억 달러에 달했다. 2021년 1~10월까지 양국의 무역액은 2900억 달러 가까이에 달했고 2021년 전년 교역액은 3400억 달러를 돌파해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의 상호 투자 역시 1000억 달러에 달해 중한 양국의 산업 사슬과 공급 사슬이 긴밀하게 연결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 교류 역시 한중 양국 관계의 관심사 중 하나다. 2021년 12월 3일, 한국 영화 <오! 문희>가 중국에서 상영됐다. 극중 혈육 간의 정과 인문적인 관심은 중한 양국 공통의 동양적 가치관을 보여주어 중국 관객에게 호응을 얻었다. 이에 대해 한팡밍은 2021년 초, 중한 양국 원수가 '중한 문화 교류의 해' 공식 가동을 선포해 양국은 160개 프로젝트 리스트를 확정했으며, 이로써 풍부하고 다양한 프로젝트가 현재 안정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오! 문희>의 중국 상영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중한 문화 교류의 해'와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중한 문화 교류가 새로운 절정을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중한 양국 관계는 순조롭지만은 않았고 우여곡절도 있었으며 심지어 후퇴한 적도 있었다.


2016년 7월, 한국 국방부가 사드 시스템 배치를 선언했다. 이 시스템의 핵심 장비인 X밴드 레이더의 탐지 거리가 중국의 중심부까지 포함해 중국의 국가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여 중한 양국 관계가 급속하게 냉각됐다. 한때 양국의 정부 간 및 민간 교류가 침체에 빠졌다.


그러나 이 기간 한팡밍과 차하얼학회는 연구와 활동의 중심을 조선반도 지역에 두었다. 그들은 한때의 어려움이 아닌 장기간의 상생을 보았다. 2017년 차하얼학회는 총 53차례의 행사를 개최했고 그중 40여 차례가 조선반도 문제와 관련된 것이었다. 차하얼학회의 고위층과 연구팀은 중한 양국을 오가며 양국 관계에 영향력과 결정권을 지닌 주요 인사와 자주 접촉해 비공식 회담이나 싱크탱크 간 교류, 양국 지방도시 간 교류를 통해 양국 관계가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했다. 그는 “2017년에 한국을 한 달에 한 번씩 단골처럼 방문했다"고 말했다.


과거 '겹겹의 산과 물로 가로막혀 출로가 안보이던' 상태에서 지금의 '버드나무 우거지고 백화가 만발한 새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 상태까지를 직접 경험한 한팡밍은 감개무량하다며 "과거 중한 양국은 갈등이 있었고 때로는 아주 격렬하기도 했지만 양국 관계의 총체적으로 좋은 쪽으로 가는 국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양국은 양자 측면에서 호리공영(互利共赢, 상호 이익과 공동 번영)과 상호 성과를 이뤘을 뿐 아니라 지역 및 국제 사무에서도 협력해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평화와 번영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출발점, 새로운 계획

고급 싱크탱크인 차하얼학회는 현재 전 세계가 직면한 '백 년 만의 변화' 속에서 세계 역사의 발전 추세를 규명해 국가에 외교 지혜를 기여하고 세계에 평화 주장을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중한 수교 30주년이라는 역사의 경계선에 서서 한팡밍과 차하얼학회는 적극적으로 활약하고 있다.


2019년 차하얼학회는 한국 연세대학교와 협력해 연세대학교에 '연세-차하얼 센터'를 설립했다. 이는 중국의 비정부 싱크탱크가 처음으로 '해외 진출'해 해외기관과 공동으로 싱크탱크를 설립한 개척적인 조치다.


2021년 차하얼학회는 보다 활발하게 활동했다. 2021년 8월 11일, 차하얼학회는 한국의 글로벌전략협력연구원과 공동으로 '중한 수교 29주년 기념 양국 전문가 포럼'을 개최하고 중한 관계 우호 발전 29년 간의 경험과 부족한 점을 되돌아보고 미래의 협력과 발전을 전망했다. 2021년 11월 24일, 차하얼학회는 한국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와 '조선반도 평화 안정과 중한 관계의 미래 방향'을 주제로 2021 중한 평화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한팡밍이 가장 고무적이라고 여기는 것은 '중한 관계 미래발전위원회' 출범이다. 이는 중한 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정부와 민간의 이중적 성격이 공존하는 임시 기구다. 2022년 중한 수교 30주년 계기로 중한 관계 발전 방향을 제언하는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범했다.


중한 관계 미래발전위원회 산하에 미래 계획, 정치 외교, 경제 무역, 인문 사회 4개 분과위원회를 설치하고 한팡밍이 미래 계획 분과위원회의 중국측 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기자에게 미래 계획 분과위원회의 사명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분과위원회는 중한 양국 관계의 미래에 착안해 설계하고 계획한 것이다. 여기에는 양국 관계의 각 분야는 물론 조선반도와 동북아 더 나가 아태와 세계 등 양국이 관심이 있거나 양국 이익에 관계되는 문제가 포함될 것이다. 양국 관계의 '내공'을 쌓는 동시에 양국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 동시에 지역과 세계에서 양국의 협력과 협조를 모색하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제역할을 해야 한다."


미래 계획 분과위원회는 외교, 학술, 경제계를 두루 고려해 중한 양국의 각 업계에서 최고 인물을 초빙했다. 추궈훙(邱國洪) 전 주한 중국 대사·차하얼학회 동북아사무 수석연구원, 자칭궈(賈慶國) 전국 정협 상무위원·베이징대학교 교수, 창전밍(常振明) 전국 정협 위원·중신(中信)그룹 전 대표이사, 첸펑(錢峰) 칭화(清華)대학교 국가전략연구원 연구부 주임, 오영주 한국 외교안보연구소 소장, 이희옥 성균중국연구소 소장, 안덕근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이욱연 서강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소장,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등이 포진해 있다. 이 '거물'들의 조언으로 분과위원회는 중한 양국의 고위층에게 유용하고 타당하며 시행할 수 있는 미래 계획 정책을 적극 제안하고, 중한 양국이 향후 30년 동안 장기적이고 안정적이며 치우치지 않고 궤도를 벗어나지 않는 로드맵과 제안서를 제공할 것이다.


어려움 딛고 앞으로 발전하려면 더더욱 정력(定力)이 필요

새로운 출발점에서 한팡밍은 중한 양국은 우선 정치적 상호 신뢰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중한 양국 관계 발전의 주요 도전도 지적했다. "중한 관계 자체에는 큰 문제와 충돌이 없다. 시험은 늘 외부에서 온다. 따라서 양측의 소통 강화가 필요하다. 특히 상대의 이익에 관련된 민감한 문제에서는 긴밀한 연락을 유지하고 이해를 증진해야 한다. 동시에 외부 영향에 직면하면 전략적 자주성을 강화하고 간섭을 배제하려고 노력하며 공동 이익을 확대하고 중한 관계의 질적 향상을 꾀해 보다 좋고 빠르며 안정적이고 전면적이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뤄야 한다."


그의 말은 검증이 됐다. 2021년 10월 이후 미국측 일부 국가가 다양한 이유로 중국을 봉쇄하고 포위하며 더 나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동맹국에 압박을 가해 반(反) 중국 연합을 구성하려고 했다. 한국은 미국이 압력을 행사하는 주요 국가다. 하지만 한국은 고도의 전략적 안정력을 보였다. 2021년 12월 말, 최영삼 한국 외교부 대변인, 문재인 한국 대통령,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이 차례로 한국 정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한 관계를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에서는 많은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중미 관계, 조선반도 핵문제, 조선반도 정전 체제 추진 등은 모두 양국이 피할 수 없는 과제다. 그러나 한팡밍은 중한 관계에 믿음이 강하다. “현재 세계는 백 년 만의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중한 양국도 각자 기회와 도전에 직면했고 양국 관계도 그 영향을 받는다. 양국이 구동존의(求同存異), 호리공영, 상호 포용, 공동 발전의 철학을 따르면 기초가 단단한 양국 관계는 큰 파동이 없고 더 아름다운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