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더원 씨[사진출처: 치루망]
타이완 가오슝(高雄)에서 생활하는 류더원(劉德文) 씨는 청명절을 앞두고 예전과 같이 제사 용품을 구입해 타이완 노병들의 안치소를 찾아 청소하고, 풀을 뽑고, 제사를 올렸다.
이들은 국공내전 당시 국민당 소속 군인으로 타이완 땅을 밟은 이후 대륙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현지서 영면하게 됐다.
류 씨는 일전에 중신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때문에 돌아가신 노병들의 '귀향'이 잠시 미뤄졌다"며 "이 상황이 끝나면 그들을 모시고 고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대륙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 그 길은 타이완 노병들이 생전에 꿈에 그리던 귀향길이었다. 류 씨는 지난 2003년부터 매년 십여 차례 넘게 노병들의 유골을 안고 타이완 해협을 건너 중국 대륙으로 건너와 23개 성을 누비며 200여 명의 타이완 노병을 고향으로 돌려보낸 '영혼 바이두런(擺渡人, 전달자)'이다.
류 씨는 "그들은 십대의 나이에 고향을 떠나 부대를 따라 타이완에 도착했다. 아들도, 딸도, 가족도 없다. 따라서 내가 그들의 아들이 돼 그들의 어려움을 도와야 한다"면서 임종을 앞둔 한 노병이 한 말을 되새겼다.
"내가 죽거든 내 유골을 고향에 보내줄 수 있겠는가."
최근 2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류 씨의 대륙 방문 기회는 줄어들었지만 그는 온라인을 통해 노병 가족을 계속 찾고 있다.
그는 "최근 노병 29명이 가족을 찾게 됐다"면서 "힘든 과정이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그들의 소원을 이루어주고 싶다"고 했다.
"올해 춘제 이래, 류 씨는 대륙 유가족들로부터 여러 가지 도움 요청을 받았다.
그는 "특히 청명절이 다가오면서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커지자 많은 대륙 유가족들이 언론을 통해 도움을 요청했다"면서 자신은 노병들이 하루라도 빨리 가족으로 품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며 이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대륙 유가족인 천린전(陳林珍) 씨는 류 씨의 도움을 받아 큰 아버지의 유골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천 씨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하루빨리 큰 아버지의 유골을 찾아 고향에 모시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대륙 유가족과 류 씨는 한 가족처럼 지낸다.
그는 "앞서 타이완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대륙 유가족들이 가장 먼저 전화를 줘 내 안부를 물었다"며 "그외 춘제나 기타 명절 때도 서로에게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류 씨와 대륙 유가족들은 피로 맺어진 한 가족은 아니지만 현재, 그들은 진짜 가족처럼 가까이 지내고 있으며 이로써 어떻게서든 노병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내겠다는 그의 신념은 나날이 확고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