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세요, 이건 중국 동료랑 교환한 핀(배지)이에요!" 베이징 동계올림픽 자원봉사 기간에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을 보여 주는 한국 유학생 배현민 씨(23)는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
중앙미술대학 디자인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배현민 씨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자원 봉사한 건 잊을 수 없는 경험"이라며 "세계 각지에서 온 친구들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차츰 서로를 알아가며 하나가 되는 걸 보면서 저도 이곳에서 성장과 우정을 수확했어요"라고 소회를 밝혔다.
배씨는 국립경기장 '냐오차오(鳥巢)'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폐막식에서 관람객의 입장과 퇴장을 안내하고 관중석의 질서를 유지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디자인 학도 배씨는 개∙폐막식에서 중국 전통 미학을 활용한 퍼포먼스를 보며 많은 영감을 받았고 동원된 각종 첨단 기술에 감탄했다고 전했다.
24절기, 십이지, 팔을 뻗어 귀한 손님을 환영한다는 뜻의 영객송(迎客松), 버드나무를 꺾어 건네주며 이별의 아쉬움을 달래는 전통을 형상화 한 공연……배씨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통해 중국의 고유한 문화가 지닌 매력을 느꼈다"며 "개막식에서 선보인 오륜 조형물은 얼음 조각으로 만들어졌는데 정말 아름다웠어요. 실제로는 LED 스크린에 레이저 기술로 구현한 것이래요. 중국에서 몇 년 지내면서 이곳의 과학기술이 엄청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게 피부로 느껴져요"라고 했다
이어 "현장에서 동계올림픽 개∙폐막식을 구경하는 느낌은 정말 특별했어요. 관중석의 관람객들도 완전 몰입하고 있다고 느껴졌어요"라면서 "문화와 국경을 뛰어 넘는 올림픽 정신의 매력에 모두가 빠져들었고 저도 전염됐어요"라고 말했다.
"동계올림픽 기간 많은 경기 현장을 봤는데 외국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도 몇몇 있었어요. 저는 그들이 서로 응원하면서 올림픽 스포츠 수준을 높이고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 다 함께'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배씨의 말이다.
자원봉사 활동에서 만난 한 중국인 자원봉사자가 한국어도 할 줄 알고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활동했었다는 것에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는 그녀는 "일하는 틈틈이 즐겁게 수다도 떨고 핀 트레이딩(배지 교환)도 하고 기념사진도 찍었다"며 그때를 회상했다.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는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땀 흘린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배씨는 그 순간 그 동안의 모든 수고가 보상받는 느낌에 갑자기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며 "이런 코너가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불현듯 자원봉사 활동을 했던 나날들이 떠올랐죠. 동계올림픽을 위해 열심히 중국어를 공부하고 23개 과목 수업도 들어야 했고 추운 날씨 속에서도 제자리를 지키고……그 순간에 고생한 보람이 있구나 싶었어요"라고 했다.
동계올림픽 폐막식 마지막에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지며 지구촌이 한 가족임을 뜻하는 'One World, One Family'라는 문구가 상공을 수놓았다. 배씨는 폐막식의 화려한 피날레에 감탄했다면서 "동계올림픽은 세계가 이견을 내려놓고 영광을 함께 나누게 만들었다. 동계올림픽의 성공은 어느 한쪽의 힘으로 되는 게 아니다. 이는 모두가 함께 노력해 이뤄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