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절과 한식날에 먹는 칭퇀, 신록이 물드는 강남의 봄 기운을 맛으로 느껴보다

중국망  |   송고시간:2023-04-05 10:45: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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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동이공대학 제4식당이 출시한 이색적인‘옥토끼칭퇀’

예로부터 강남지방은 청명절에 쑥으로 빚은 칭퇀(靑團)을 먹는 풍속이 있다. 강남사람들은 봄철에 처음 칭퇀을 먹는 것을 "봄을 맛본다"라고 비유하는데 이는 봄을 맛보는 동시에 조상에 대한 그리움도 담고 있는 것이다.

'봄철 한정 상품'인 칭퇀은 윤기가 흐르는 초록빛이 마치 옥과 같고 은은한 식물의 내음이 배여 있으며 찜기에서 찐 후에는 부드럽고 찰진 맛이 가히 일품이다. 3월이 되면 상하이 전통 디저트 가게 앞에는 칭퇀을 사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있곤 한다.

관련 고증에 따르면 '칭퇀'이라는 말은 당나라 때부터 시작되었고 '아이퇀(艾團)'으로도 불렸다. 청나라 문학가이자 미식가인 위안메이(袁枚)는 <수원식단(随园食单)>에서 "쑥잎을 으깨 즙을 낸 뒤 찹쌀가루와 함께 반죽하면 그 빛깔이 벽옥과 같다"라면서 칭퇀의 제작방법을 기록해 놓았다. 현재 자주 접하는 칭퇀 제작방법이 위안메이의 기록과 일치한다.

"연한 쑥잎을 으깨 즙을 낸 뒤 찹쌀가루와 함께 섞어 반죽을 한 다음 팥이나 달걀노른자 등을 소로 넣어 둥글게 빚은 뒤 찜기에 넣고 쪄내면 된다." 화동이공대학 제4식당 선임요리사 주웨자오(朱月姣)는 청명절 때마다 새로운 칭퇀을 선보이는데 올해는 팥소 말고도 대학생들이 좋아하는 이색적인 '옥토끼칭퇀'을 출시해 인기를 얻었고 금새 물량이 소진되었다고 말했다.

칭퇀 반죽은 쑥 뿐만 아니라 냉이, 목숙 등 녹색식물을 이용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새싹밀에 비타민과 단백질, 미네랄이 풍부하다하여 반죽 재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새싹밀 즙을 이용해 만든 칭퇀 반죽도 초록 빛깔이 고운 건 마찬가지다. 중화전통브랜드인 상하이 덕흥관의 요리사 왕샹(王翔)은 가장 신선한 새싹밀을 이용하는데 "너무 뻣뻣하면 떫은 맛이 나기 때문에 안된다. 3월의 새싹밀이 가장 연하기 때문에 우리는 3월에만 칭퇀을 만들어 팔고 청명절을 쇠고 나면 안 만든다"고 말했다.  

중화전통브랜드 노포 상하이 덕흥관의 배달전문 창구 앞에는 방금 쪄내 김이 모락모락나는 초록빛의 동그란 칭퇀이 행인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이 노포는 전통 팥소, 달걀노른자와 고기를 섞은 소, 트러플 채소 고기소, 전복과 진피, 돼지고기를 섞은 소 등 4가지 종류를 선보여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고 수공 제작을 고수하고 있다."

새로운 맛 개발에 뛰어난 왕샹은 기자에게 1kg에 500위안인 고가의 트러플을 삶아 소스를 만든 다음 냉이 고기소와 골고루 섞어 만든 칭퇀은 냉이 고기 칭퇀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트러플의 진한 향이 더해져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또 전복 진피 돼지고기 칭퇀은 지난해 봄 처음 시도해 봤는데, 그 신선함을 맛본 고객들이 "생각보다 훨씬 맛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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