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칭(重慶)∙1949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 연기자들. (사진/신화통신)
주황색 조명이 천천히 비추자, 중절모를 쓴 배우들이 문 앞에 서서 먼 곳을 바라본다. 몰입형 연극인 '우치장저우(霧起江州)'의 마지막 장면은 관객들에게 긴 여운을 남긴다.
이 연극을 보기 위해 광둥(廣東)에서 충칭(重慶)까지 왔다는 한 관광객은 "감동이 가시지 않는다"며 " 캐릭터를 따라 극 안으로 들어가는 건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년간 관광객들은 단순히 '핫플레이스'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데 만족하지 않습니다.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어 하죠."
'우치장저우'의 쑨란페이(孫瀾飛) 감독은 해당 연극이 기존의 서사 방식을 탈피했다며 관객들은 특정 캐릭터를 따라 직접 연극 속으로 들어와 스토리 이면의 가족과 국가에 대한 감정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쑨 감독은 연휴 기간 공연시장이 성수기를 맞았다며 매일 100장에 육박하는 연극 표가 오전 중에 매진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중추절(中秋節)·국경절 연휴 기간 충칭은 역사∙문화를 활용하며 양질의 자원을 바탕으로 소비 시장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충칭 위안보위안(園博園)에 들어서면 화려한 무형문화유산 민속 전시∙공연이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원래는 각종 특색 있는 건축물을 보러 왔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무형문화유산 전시를 보게 됐습니다. 오길 참 잘한 것 같아요." 저장(浙江)성에서 온 한 관광객의 말이다.
구이저우(貴州)성 쭌이(遵義)시에서 온 한 학생은 역사극 '충칭∙1949'를 관람했다. 그는 "상호작용이 잘 된 연극 한 편을 보고 나니 피가 끓는 느낌"이었다며 "회전식의 입체적인 무대 덕분에 관객들이 1949년 산청(山城∙충칭의 다른 이름)으로 '타임슬립' 한 느낌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저우후이팡(周慧芳) 충칭∙1949 문예문화회사 부사장은 해당 연극이 매일 5~6회 공연되며 이번 연휴 기간 총 4만여 명(연인원)의 관객을 동원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소개했다.
공연 관람 후 깊은 여운에 빠져 있는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맛있는 먹거리다. 관광객 대부분은 공연 후 거리로 나와 충칭 국수나 혀가 얼얼한 충칭 훠궈를 먹으며 즐거움을 더한다.
"흑설탕 라오짜오(醪糟∙찹쌀로 만든 전통 특산주) 탕위안(湯圓∙새알심) 1인분, 안으로 들어오세요!"
장베이(江北)구 관인차오(觀音橋) 상권에 위치한 룽지산청(龍記山城) 탕위안점은 밀려드는 손님들로 금세 만석이 됐다. 매장 관계자는 해당 음식점이 70년 역사를 가진 '라오쯔하오(老字號·오래된 전통 브랜드)'로 연휴 때마다 오전 9시(현지시간)부터 밤 11시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