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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의 땅에서 개방의 땅으로…시짱을 가다

인민화보  |   송고시간:2024-09-29 10:27: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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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화보 | 2024-09-29

포탈라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권기식 회장

최근 초청을 받아 시짱(西藏)자치구의 라싸(拉薩)와 르카쩌(日喀則, 시가체) 등을 방문했다. 지난 5월 16일 오전 청두(成都) 톈푸(天府)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는 어느덧 히말라야의 설산 위를 날고 있었다. 저곳에도 사람이 산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자 인간의 생존력에 새삼 경외심이 들었다.

비행기는 어느덧 라싸 외곽 궁가(貢嘎) 공항에 착륙했다. 라싸 시내의 모습은 여느 중국 도시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간판에 짱문(藏文)을 먼저 쓰는 것에 눈길이 갔다. 라싸는 인구 100만명의 대도시로, 라싸강 남쪽에는 인구 30만명 규모 신도시도 들어섰다. 현대식 아파트와 쇼핑센터를 보며 이곳에도 서울의 강남 같은 욕망의 도시가 있다는 생각과 인간 사는 곳은 어디나 다르지 않다는 생각들이 머리를 스쳤다.

시내 호텔에 여장을 풀고 라싸 제 8중학교를 방문했다. 학교 교장이 짱족 전통복장을 입은 학생들과 함께 맞이했다. 이 학교가 짱족과 한족, 다른 소수민족의 청소년들을 함께 교육하는 학교이다. 수업 중인 교실에 들어가니 학생들이 짱어(藏語)와 중국어를 함께 배우고 있었다. 특별활동 시간에는 시짱 전통 음악극과 서예, 장기 등을 선택해 배우는 것이 한국의 학교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2천여명에 이르는 학생 중 집이 지방인 학생들은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학생들 사이의 친밀도가 매우 높은 것 같았다. 참관을 마칠 무렵 체육관에서 학생들이 짱족(藏族) 전통 탈춤공연을 했다. 마치 안동 하회탈 공연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학교 참관을 마치고 탕카(唐卡) 학교도 방문했다. 탕카는 면화나 실크, 비단에 거대한 부처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전통적으로 틀을 짜지 않고 돌돌 말아 직물 뒷면에 그림을 부착하고 앞면을 비단 덮개로 얹는 형태로 제작된다. 시짱 불교 미술의 신비하고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전시관에 있는 탕카 작품들은 섬세하기 이를 데 없었다.

저녁에 문성공주(文成公主) 공연을 관람했다. 문성공주는 송첸캄포(松贊干布, 617~650)와 결혼한 인물이다. 혼례 여정은 당 나라 수도 장안(長安)에서 라싸에 이르는 3000km의 길고도 험난한 여정이었다. 혼수품은 일상에 사용하는 용품 뿐만아니라 농업기술과 건축, 공예 등이 함께 전수돼 시짱 지역 문화적 성장의 계기가 되었다. 당시 곰파라 불리는 불교 사찰이 지어졌고 포탈라궁도 이때 건설됐다. 라싸시 외곽에 있는 무대는 웅장했다. 실제 산을 배경으로 축구장 보다 큰 무대를 만들고 포탈라궁 등을 꾸몄다. 출연 배우만 800여명이라고 하니 가히 중국적 스케일이 아닐 수 없다. 2시간의 공연시간이 한순간에 지나갈 정도로 몰입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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