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싸의 대형 산수실경 무대극 <문성공주> 공연
17일 오전에는 포탈라궁을 방문했다. 라싸의 붉은 산 위에 흰색과 붉은색으로 칠해진 웅장한 건물은 1400여년의 풍상을 견디며 시짱의 대표적 건축물이 됐다. 포탈라궁의 총 건축면적은 13만㎡이다. 전체 부지는 36만㎡이며 높이는 13층으로 117m에 달한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기 때문인지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았다.
오후에는 라싸시 소재 시짱자치구 정부청사를 방문해 런웨이(任維) 부주석 등 지방정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한중 지방정부 교류 등에 대해 대담했다. 온화한 모습의 런 부주석은 "시짱자치구 방문을 환영한다"며 "앞으로 한국 불교계가 교류를 위해 시짱지역을 방문한다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필자는 "지난 20여년간 시짱자치구는 괄목할 성장을 이루었다"고 말하고 "한국인들의 불교 성지 방문 등을 적극 추진해 환경과 발전이 조화로운 시짱과 한국의 교류 및 협력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만찬을 마치고 인근 전통 수공예 제작소를 방문했다. 주로 야크털과 양털로 가방 등 각종 제품들을 만들어 파는 곳인데 장인들만 300여 명이라고 했다. 매우 좋은 제품이라 가방 하나를 구입했더니 총경리가 호랑이 수공예 인형을 선물했다. 선한 품성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8일 오전 시짱자치구 제 2의 도시인 르카쩌시로 갔다. 라싸시 신도시에 있는 기차역에서 직행 기차를 탔다. 라싸에서 르카쩌까지는 2시간이 걸렸다. 르카쩌는 초모랑마(珠穆朗瑪, 에베레스트) 자락에 있어 초모랑마로 향하는 중요한 관문이다. 라싸보다 해발고도가 200여m 더 높은 곳에 위치한 도시며 도시 면적은 라싸보다 크다. 인구 80만명 규모의 도시인데 최근 외곽지역에 공단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짱족 불교 겔룩파(格魯派) 4대 사찰 중 하나인 자시룬부(扎西伦布, 타시룬포) 사원도 방문했다. 짱족 불교 지도자 11세 펜 첸 어얼더니 췌지제부(額爾德尼·確吉傑布)가 있는 곳이다. 자시룬부 사원은 살아있는 불심의 현장이다. 기념일이 아닌 평일에도 시짱 전역에서 5천여명이 찾아와 기도를 올린다고 한다. 수행하는 스님만 880명이라고 하니 정말 큰 사찰이 아닐 수 없다. 자시룬부 사원은 1447년 창건됐으며, 15만㎡의 면적에 달한다. 사원 곳곳에 있는 안내판은 짱어와 중국어, 영어, 일본어, 한국어 등 5개 언어로 표기되어 있었다. 한국과의 교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오후에 짱족 마을을 방문했다. 정부의 지원으로 새롭게 조성된 마을이었다. 주민들의 생활은 안정되고 평화로워 보였다. 젊은 부부가 사는 집을 방문했다. 청보리 술을 내오고 과자를 권하는 등 환대가 극진했다. 여주인의 여동생이 푸젠성 샤먼시에서 한족 청년과 결혼해 잘 살고 있다며 자랑삼아 사진을 보여주었다.
르카쩌시 정부가 야심차게 조성한 공단을 둘러보았다. 아직 다 차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기반시설과 구획정리가 잘 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공단에서 청보리로 맥주를 만드는 공장을 방문했다. 깨끗한 제조시설을 통해 알콜 도수 1.5도에서 7.5도까지 다양한 맥주들이 생산되고 있었다. 공장 참관을 마치고 맥주를 시음했는데, 필자에게는 1.5도짜리 맥주가 입맛에 맞았다. 도수도 낮고 건강에 좋은 청보리로 만들었으니 음료 처럼 마셔도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