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칭다오(青島)시에 있는 어린이 공익 도서관에서 어린이 독자가 AI 독서를 체험하고 있다.
더욱 풍부해진 산업 생태계
디지털 독서 플랫폼의 확산은 단순히 콘텐츠 접근 방식을 넓히는 데 그치지 않고, 독서의 사회적 성격까지 재편했다.
"나는 집에 종이책이 있어도 해당 전자책을 따로 찾아볼 정도로 전자책 읽는 게 일상인 헤비 유저다. 이렇게 하면 텍스트를 읽는 동시에 오디오도 들을 수 있고, 언제든 온라인에서 다른 이용자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다." 류밍칭(劉明清) 중앙편역출판사 전 편집장의 말이다.
현재 다수의 디지털 독서 플랫폼이 실시간 댓글과 문단별 주석, 원클릭 공유 등 여러 기능을 통합해 가상의 '실시간 소통형 독서 공간'을 구축했다. 이용자들은 독서하며 자기 생각을 나누고, 다른 사람의 질문에 답하거나 주제 토론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서로 생각이 통하고 관심사가 같다는 것을 발견하고 강한 연결감을 경험한다.
디지털 독서는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기존의 독서 경험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았으며 산업 발전 생태계도 변화시키고 있다.
2024년 중국의 디지털 독서 작품 수는 총 6307만 여부로 전년 대비 6.31% 증가했다. 시장 규모 역시 2020년 351억 6000만 위안(7조 3836억 원)에서 2024년 661억 4100만 위안으로 성장하며 연평균 복합 성장률 약 17.11%를 기록했다. 특히 2024년에는 매출이 2023년(567억 200만 위안) 대비 100억 위안 가까이 증가했다. 이러한 매출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웹 문학 지식재산권(IP) 파생 사업으로 웹소설 원작 드라마와 IP 굿즈 등이 포함된다.
각종 IP 각색 가운데에서도 쇼트폼 드라마의 개발 수익이 특히 두드러졌다. 디지털 독서 플랫폼 장웨커지(掌閱科技)의 2025년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장웨커지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58% 증가한 15억 2600만 위안을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쇼트폼 드라마 등 파생 사업 매출이 8억 38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09% 증가해 회사의 최대 사업 부문으로 자리 잡았다.
리훙(李弘) 중국 음향·영상 및 디지털 출판 협회 부비서장은 웹 문학이 멀티모달과 영상화 방향으로 발전하는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쇼트폼 드라마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융합·확장되면서 단순한 '독서'에서 읽고, 듣고, 말하고, 상호작용을 하는 다양한 형태로 전환될 것"이라며, "이는 앞으로 웹 문학 및 예술 콘텐츠 전반의 형태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수한 IP는 판권 판매를 통해 더 큰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저작권 침해의 피해 대상이 될 가능성도 커졌다.
마옌샤(馬艷霞) 장웨커지 편집장은 현재 판권 보호가 창의성 자체보다는 표현 형식 보호에 치중됐다고 지적했다. "텍스트를 그대로 베낀 표절은 대조를 통해 판단할 수 있지만 오리지널 아이디어는 판별이 어렵다. 많은 웹소설이 AI를 활용해 '인기 요소'를 결합하고 흥행작을 모방하는데 이런 유형의 불법 복제 행위는 판단이 매우 어렵다."
현재 중국은 <정보 네트워크 전파권 보호 조례> 등 규정을 마련해 인터넷 작가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지만, AI 학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른바 ‘글 세탁’(표현 대체, 구조 변경, 출처 혼합 등 방식으로 오리지널 작품처럼 위장하는 행위)에 대응하기에는 효과적인 수단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디지털 독서의 장기적인 발전은 결국 우수한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데 달려 있다.
황추신(黃楚新) 중국사회과학원 신문·전파연구소 디지털미디어 연구실 주임은 미래 디지털 독서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판권 보호와 데이터 보안 등 관련 법규를 정비하고 포용적 혁신을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 국민의 디지털 소양과 비판적 사고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AI 생성 콘텐츠와 VR 몰입형 독서 등은 편의를 제공하지만, 콘텐츠 품질 저하 등의 위험을 동반할 수 있다"며, "콘텐츠 표시와 저작권 추적 등 제도를 통해 이를 규범화하고 창작 동기를 확실하게 보호해 양질의 콘텐츠 공급을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서의 경계를 넓히는 것에서 출발해 더 많은 사람들이 독서에 가깝게 하고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기까지, 디지털 독서는 사람들이 지식을 얻고 정신세계를 풍요롭게 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앞으로 기술 혁신과 콘텐츠 생태계 구축, 판권 보호가 함께 추진되면서 디지털 독서가 지속적으로 활력을 뽐내며 문화산업 발전에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리자치(李家祺)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