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형도시화의 길

음력설(春節)은 일년중 중국인들에게 가장 강렬하게 고향을 일깨우는 명절이다. ‘고향’이라는 단어는 추억과 감성의 대명사나 다름 없다. 해마다 춘윈(春運, 설연휴 여객운송)에 연인원 30억이 움직인다. 그들의 발걸음은 타향과 고향을 잇는 궤적이자 타향과 고향을 가르는 거대한 간극의 체험이기도 하다. 궤적의 한쪽은 베이징, 상하이와 광저우(廣州) 같은 거대도시, 다른 한쪽은 무수한 소도시나 마을들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설이후 ‘1선 도시(직할시급 거대도시)에서 일터를 찾을 것’이라는 응답자가 전체의 50.1%, 2선 3선급 도시(대도시, 중소도시)로 간다는 응답자는 30%였고 고향이나 그 인근에 머물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13.8%에 그쳤다. 현대화 내지 도시화 노정에 있는 중국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지난 30 여 년 형성된 도농(都農)의 심각한 이원화와 동서부 빈부격차속에 경제발전의 기회는 물론 문화, 의료, 교육 등 삶의 질을 높이는 각종 자원들이 모두 1선 도시에 집중되었다. 모두들 더 큰 ‘기회의 땅’으로 가려 애쓴다. 2선 3선 도시주민들의 눈길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지로 쏠리고 농어촌 산촌 주민들은 소도시에 희망을 품는다. 그러나 낯선 땅에서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리는 경우는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 이방인으로서 도시의 그늘진 틈새나 외곽을 머뭇거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