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저우 G20 정상회의와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의 미래
세계적 변화와 G20 정상회의의 역할
중국이 선택한 G20 정상회의 의제는 글로벌 경제의 중장기 성장에 필요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세계 경제에는 중장기 성장동력의 발굴만큼 중요한 사안이 추가로 등장하였는데 그것은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의 잠식이다. 세계화 부작용의 하나인 소득 양극화로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가 위기를 맞고 있고 그것을 보여준 것이 2016년 6월 23일의 브렉시트이다.
브렉시트는 절반이 넘는 영국 국민들이 영국의 유럽연합(EU)으로부터 탈퇴에 찬성한 것이다. 영국 국민들이 브렉시트에 찬성한 이유는 세계화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양극화를 발생시키는 관리되지 않은 세계화에 대해 불안과 불만을 가졌기 때문이다. 양극화를 발생시키는 관리되지 않은 세계화로 촉발된 브렉시트가 우려스려운 점은 그것이 영국에서 끝나지 않고 유럽과 여타 지역으로 확산되어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를 잠식할 위험이다. 민주주의라는 미명하에 대중 영합적인 정치와 반세계화(deglobalization) 정서가 결합하여 세계적으로 정치적 고립주의와 경제적 보호주의를 등장시키고, 그리하여 장기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을 일으키는 것은 낮은 경제성장만큼 우려스럽다.
관리되지 않은 세계화가 노정시킨 양극화 문제에 대한 답이 결코 반세계화와 보호주의가 될 수는 없다. 자유무역과 세계화는 인간의 창의성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다수의 국가와 국민들에게 보다 인간다운 삶과 번영을 가져왔다. 한국과 중국은 그 수혜자들이다. 그리고 중국이 G20 정상회의 의제로 설정한 혁신적 중장기 성장동력 발굴도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가 존재할 때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세계가 겪고 있는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의 위기를 극복하려고 할 때에 누가 그 임무를 수행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그 임무를 수행하는 데에 G20 정상회의보다 더 적임자는 없을 것이다. 20세기 중반에는 미국이 단독으로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를 주창하고 다른 국가들이 그를 수용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경제 분야에서 미국만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21세기형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를 수립하는 데에는 G20 정상회의에서 합의와 공조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