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식(한국), <겨울축제>, 130cm×163cm 2003 중국미술관 소장
‘동양의 멋’ 전시홀에서는 동방에 위치한 아시아 고유의 매력과 멋을 묘사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연꽃을 뜻하는 중국어 ‘허화(荷花)’의 ‘荷’가 평화롭고 상서롭다는 의미의 글자인 ‘和’와 발음이 같기 때문에 중국 예술가들은 연꽃을 흔히 작품의 소재로 삼곤 한다. 특히 작품에는 연꽃의 고고하고 청아한 자태뿐 아니라 ‘화(和)’를 중시하는 중국 문화의 드넓은 기상과 열린 마음, 남과 더불어 어우러지고자 하는 가치관이 잘 드러나 있다.
우 관장은 우관중의 <하화(荷花)>가 유화 작품이지만 동양의 멋과 정신을 담고 있고, 사의화(寫意畫)의 형식을 취해 시원한 필치와 녹색·홍색의 강렬한 대비로 연꽃의 생명력을 노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중국의 사의 기법과 서양의 사실(寫實) 기법을 동시에 취했기 때문에 중국과 서양 예술의 융합과 문화 간 대화를 대표하는 작품이라고도 덧붙였다.
화이부동(和而不同)
전시장에 들어서면 각 나라별 예술가들의 다양한 풍격을 한 몸에 느낄 수 있다. 때로는 동남아 열대우림에 온 듯하다가도 어느 순간 둔황(敦煌) 사막을 천천히 거니는 듯한 착각 속에 빠진다. 우 관장은 “관람객들은 다른 전시회에서 작품들 간 모종의 공통된 분위기를 발견했겠지만, 우리 전시회에서는 마치 각각의 목소리가 서로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아름다운 중국’ 전시홀에는 아시아 각국의 예술가들이 중국의 인문과 자연 풍경을 저마다의 개성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매 작품에는 각기 다른 문화적 맥락 속에서도 아름답고 활기 넘치는 현대 중국의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다.
중국은 2009년부터 ‘마음으로 느끼는 중국(意會中國)’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아랍연맹 22개국, 남아시아 7개국, 아세안 7개국 등에서 200명 가까운 예술가들을 중국으로 초청해 ‘아름다운 중국’을 소재로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 중 일부는 해당 사업에 참여하는 예술가들이 중국의 베이징(北京), 안후이(安徽), 저장(浙江), 쓰촨(四川), 산시(山西), 간쑤(甘肅), 닝샤(寧夏), 신장(新疆) 등을 직접 방문해 아이디어를 얻고 스케치한 것을 바탕으로 완성한 결과물이다. 각각의 예술가들이 얻은 영감이나 취재 과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작품 속에서도 중국이라는 드넓은 대지에 대해 이들이 느꼈던 정서가 각기 다양한 개성으로 표현됐다. 우 관장은 “우리에게 익숙한 ‘중국인이 그린 중국’과는 다른, 아시아 예술가들의 눈에 비친 사뭇 다른 형태와 분위기의 중국이 담겨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