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옌(张晏)은 중국인민대학 독일어과 부교수 겸 베이징외국어대학 통번역대학원(MTI) 강사이다. 동시통역은 많은 외국어 학습자들이 선망하는 직업이다. 독일어 쪽에서 십여년 실전경험을 쌓은 선임 동시통역사인 장옌은 이에 나름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그녀에게 있어서 동시통역사는 겉만 번지르르한 직업이 아니라 진정한 언어서비스 제공자이다.
동시통역의 길을 가다
1995년 장옌은 대학 졸업 후 산둥(山東)대학에서 교편을 잡았고 남는 시간에 통역을 자주 하게 되었다. 2001년 장옌은 베이징 외국어 대학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통역업계에 발을 들여 놓게 되었다. 교수님의 소개로 같은 과 학우들과 함께 대형행사에 참가했는데 여러모로 두각을 드러낸 그녀는 독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재 중국대표처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게 되면서 훗날 독일대사관에 추천이 되었고 대사관 대표단과 함께 방중하게 되었다. 박사 졸업후 장옌은 중국인민대학에서 교편을 잡았고 남는 시간에 동시통역에 종사했다. 그녀는 번역서비스회사에 주동적으로 연락하고 회사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협력을 원한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2009년 괴테학원에서 희극행사를 열었는데 장옌은 베이징외국어대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희극이론에 관한 기초를 잘 닦은 덕분에 괴테학원과 장기적인 협력을 맺게 되었다. 그뒤로 독일 저명 작가 마르틴 발저(Martin Walser)의 낭독회, 중국환경과 발전국제협력위원회 대회, 독일영화제와 같은 많은 대형행사들이 장옌에게 동시통역을 요청해 왔다. 장옌은 동시통역을 시작할 때는 스스로 기회를 만들고 기회를 잡았으면 철저한 준비로 빛을 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역사를 ‘투명인간’으로 만드는 업무환경
사람들은 다들 동시통역사하면 고급스러운 곳에 드나들고 사회 고위층 인사들을 수행한다고 여긴다. 장옌은 사실 동시통역사는 ‘투명인간’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행사장은 넓고 근사하지만 행사주최측은 통역부스를 탕비실 같이 가장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설치한다. 탕비실은 사실 작은 주방같다. 정수기와 청소도구들이 놓여있는 그곳에서 청소 아주머니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이런 상황은 좁은 부스 안에서 두 명의 통역사에게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한 명이 통역을 하면 나머지 한 명은 파트너의 집중력을 흐트릴 수 있는 요인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게다가 동시통역사는 컴퓨터 화면을 통해서만 행사 화면을 접할 수 있는데 사실 연사의 표정을 각별히 살펴야 한다. 사람들은 동시통역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통역사가 뭘 원하는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