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통역, 수많은 피땀 흘려야
사람들은 몇 시간짜리 동시통역 한번에 몇 천 위안을 번다며 부러워하지만 그 몇 시간을 위해 수많은 밤을 지새워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장옌은 보통 작가회담 한번 준비하는데 최소 일주일이 걸린다. 2013년 9월, 제1회 중독문학포럼이 열렸는데 중국과 독일에서 총 20명의 작가가 초대되었다. 그녀는 6개월전부터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수많은 작품을 읽고 인터넷에서 번역문을 찾아보며 작가의 생애와 문학맥락, 수상작, 출판사, 역자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꼼꼼히 챙겼다. 독일작가의 TV인터뷰를 주로 보면서 그들이 말하는 속도와 선호하는 어휘, 말하는 특징과 사투리 사용 여부를 살펴봤다. 이런 행사는 미리 행사 분위기를 파악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통역대상에 대해 익숙해질 필요가 있었다. 장옌은 현장 질의응답 시간을 상상하면서 독자가 던질 질문을 예상하고 그에 대한 작가의 대답을 추측해 보았다. 동시통역의 사전 준비작업은 사실 정확한 논리 없이 방대하고 복잡하기 이를데 없다. 준비가 충분할수록 통역도 잘된다. 모든 연사들은 많은 파생정보와 배경지식을 가지고 말하기 때문이다. 언어능력과 현장발휘능력만 가지고는 역부족일 수 있고 심지어 연사가 하는 말의 주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
문화차이를 극복하는 사절
동시통역은 다른 언어와 다른 문화간의 교제이다. 동시통역사로써 장옌은 상이한 문화에 대한 청중의 심리적 이해도를 향상시키려고 노력한다. 보통 동시통역은 반응할 시간이나 보충할 여유가 주어지지 않는다. 연사가 말을 하면 통역사는 곧바로 통역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청중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개념에 대해서는 잠깐 보충설명을 붙이기도 한다. 독일작가가 파란꽃을 언급하면 그녀는 파란꽃이 독일낭만파를 대표한다는 사실을 덧붙여 통역함으로써 중국 청중들의 이해를 돕는다. 속어나 속담의 경우, 중국작가의 작품 속에 ‘녹색모자를 쓰다(‘아내가 외도하다’의 의미)’라는 말이 나오면 당연히 그대로 통역하면 안된다. 왜냐하면 독일에서는 사냥꾼들이 보통 녹색모자를 쓰는데, 이를 글자 그대로 통역한다면 사냥꾼들의 아내는 모두 바람을 피운다는 의미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표층의미가 아닌 심층의미를 파악하여 의미전달에 신경써야 한다.